4월17일,금요일-꽃잎 위로 후드득 단비봄꽃 시샘하는 남해안의 비.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보러 진해 군항제에 놀러갔다가 화들짝 놀란다. 벚꽃 장에 나온 중국산 우산을 봐도 비바람의 울림이 들린다. 봄은 왔지만 봄 같지가 않다고. 춘삼월 꽃놀이에 들뜬 여심도 조변석개. 꽃잎이 시들어도 봄을 기다리는 마음. 여의도 윤중로에 핀 벚꽃은 구름 앞에서 함초롬한 자태를 드러낼 것인지. 지친 마음을 달래줄 화사한 봄날을 또 기다린다. 누구는 1년을 기다렸으리라. 흐드러진 연분홍 꽃잎과 그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 그 둘의 눈이 시린 조화. 벚꽃은 대표적인 봄의 전령이지만 개화(開花) 기간은 길어야 열흘 정도다. 잠시 화려함을 뽐내곤 초연하게 진다. 생이 짧아 더 아름다운 것일까. 11일 시작한 여의도 벚꽃축제가 18일 막을 내린다. 주말 동안 수많은 상춘객이 봄의 절정을 즐겼다. 살포시 쌓인 꽃잎 위로 단비 내리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