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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음악이고 합창이었으면~ 김은실 지휘자를 만나다

BY 아줌마닷컴



 

삶과 합창

 

음악은 참 신비합니다. 오선지에 그려진 그 선율들이 돌처럼 굳어진 사람의 마음을 풀어주기도 하고 사랑의 비밀에도 빠지게 만듭니다.

 

사랑스럽고 우아한 쇼팽엔 열정이 더욱 커지고

시련을 이겨낸 베토벤의 음악에는 뜨거운 눈물이 흐릅니다.

 

음악이 없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사촌기 소녀 시절에는 클래식을 너무 좋아해서 신이 인간에게 허락한 가장 큰 선물 중 하나가 음악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우리 아줌마들은 음악을 대부분 좋아합니다. 특히 전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아줌마들도 굉장히 많이 압니다. 역동적인 역할을 감당하다 충전의 시간이 꼭 필요한 아줌마들에게 음악은 문화라기보다는 어쩜 인생일지도 모릅니다.

 

아줌마 위인전 인터뷰 코너가 만들어지면서 음악과 관련된 아줌마 위인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문득 해본 적이 있습니다. 제가 만나고 싶은 음악과 관련된 아줌마 위인은 천부적인 재능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다가가기는 정말 어려운 그런 위인이 아니었습니다. 흘러나오는 음악을 느낄 수 있는, 즉 삶에서 음악이 느껴지는 그런 아줌마 위인이었습니다.

 

알고 보면 누구나 시련을 극복해야 하는 일상에서 베토벤의 합창 메시지가 느껴지고 치밀할 것만 같은 삶 속에서 간혹 레퀴엠을 느낄 수 있는 그리고 삶 속에 음악이 숨겨져 있는 아줌마 위인을 찾다 김은실 지휘자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보수적인 클래식 음악계, 그 중에서도 더 보수적으로 알려진 지휘 분야에서 합창학 박사 1호로서 마포구립합창단 지휘자로 지휘봉을 잡고있는 지휘자 김은실.

 

지난 625일 마포아트센터에서 여성지휘자 김은실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Q 후진 양성, 지휘자, 엄마로서 바쁜 일상을 보내시고 계시죠. 선생님의 요새 근황이 궁금합니다.


A , 바쁜 가운데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사실 아줌마닷컴에서 인터뷰 건으로 연락이 왔을 때 사실 많이 망설였어요.

 

저는 아줌마닷컴에 계신 다른 아줌마들과 같은 위인이 결코 아닙니다. 가정일을 완벽하게 하고 있다고 보지 못하거든요. 가족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는데요. 사실 인터뷰를 할 자격이 없는 것 사람한테 연락을 주신 것 같아요.

 

올해 3월 마포구립합창단 지휘를 맡게 되었어요. 마포구립합창단 외에도 다른 합창단 지휘자로서의 일정이 있구요. 서강대, 성신여대, 총신대 강의를 나가고 제자들을 만나고 가르칩니다. 10월에는 서울시 25개구 구립합창단이 참여하는 구립합창단 경선대회가 있고 12월에는 마포아트센터 정기연주회가 있어요. 대회를 준비하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마포구립합창단 외에 제가 지휘봉을 잡고 있는 합창단과 함께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습니다.



Q 와서 보니 마포아트센터도 너무 예쁜 것 같아요. 마포구립합창단이 궁금합니다.


A 마포구립합창단은 성악에 관심이 있는 아마추어 구민들로 구성된 합창단이에요. 2003년 창단되었고 그간 남자 지휘자들이 지휘봉을 잡았어요. 여성지휘자로서는 처음이라 부임했을 때 언론사에서 취재 요청하는 연락이 많았습니다. 여성지휘자라는 자리 자체가 그것도 합창 분야에서 지휘를 맡게 되었다는 것이 아마 기사거리가 된 것 같습니다.

 

마포구립합창단은 2003년 창단 이래 그 동안 남자 지휘자만 거쳐간 합창단입니다. 음악을 전공한 사람도 합창단에 있지만요. 합창단 기반이 전공자가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릴게요.



Q 지휘자로 부임하시는 과정에서 조금 힘들지 않으셨나요?


A 제가 마포구립합창단에서 지휘봉을 잡게 되었을 때 음 그 때 경쟁률이 28 1이었어요. 6개월 정도의 공백 후에 채워지는 자리였지요. 힘든 부분요. 마지막 개인면접만 45분 정도를 봤어요.



Q 어떤 이야기를 그리 많이 하신 건지요?


A 지휘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여성으로서 지휘를 할 수 있는지, 합창단을 이끌고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나누었습니다. 단원 모두가 각각 감수성이 예민하고 흐름을 타면서 서로 뭉치는 여성합창단을 여성지휘자가 이끌어 나가는 부분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실력은 문제가 아닌데 과연 할 수 있을지, 여성지휘자로서 합창단 지휘를 버틸 수 있는지 그런 것들이 문제가 되었죠.



Q 솔직히 좀 이해가 되지 않아요.


A 클래식 음악 쪽이 전반적으로 보수적이지만 지휘 분야는 더욱 보수적이에요. 다른 24개 구립합창단 지휘자는 모두 남자인데 저는 여성지휘자이니 마포문화재단에서도 이런 부분을 처음에 고민하신 것 같아요.

 

물론 남성지휘자와는 다른 성향의 여성 지휘자로서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지휘자는 모든 합창단을 앞에서만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다독여야 하고 이끌어야 하는 자리에요. 처음엔 합창단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성은 예민합니다. 그리고 여성들 모임에는 어떤 흐름이 있구요. 카리스마를 발휘해서 앞에서 이끌고만 가는 지휘자로서는 합창단을 이끌고 갈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우리 합창단 아주머니들을 참 존경합니다.

 

제가 오히려 합창단을 통해 배우는 면이 많다는 것을 아실지 모르겠어요.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 합창단과 교감하면서 오히려 많은 것을 배우고 있어요. 정말 합창단 한 분 한 분을 공경한다고 하면 알아주실 지 모르겠습니다. 합창단 한 분 한 분이 소중하고 감사합니다.




Q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지휘자는 어떤 모습인지 궁금합니다.  

A 저는 아무리 바빠도 자연스럽게 해내야 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해내야 하는 지휘자가 되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지휘자는요.

 

어떤 사람들은 지휘자가 오선지와 관련된 것이면 뭐든지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생각하는 지휘자는 달라요. 지휘봉을 잡는 순간에 모든 것을 알아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한 발 앞서 미리 찾아서 공부하는 자세를 가져야 해요. 지휘자는 요리 재료를 사주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요리까지 해서 넘겨야 하는 거에요. 제가 미리 앞서서 하면 모두 편하게 받아들일 수가 있어요. 지휘자는 섬기는 자리에 서야 해요.



Q 지휘자의 길에 대해 말씀하시니 아줌마의 길에 대해서도 하실 말씀이 있으실 것 같아요.


A 저도 20대에는 결혼 후 직업을 가지는 게 좋고 주부가 되는 것은 비경제적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달라요. 아줌마의 길은 자기 것을 버리는 길이에요. 누구나 자기 것을 버리고 남을 위해 살 수는 없어요. 자기 것을 버릴 수 있는 희생을 기꺼이 감당하는 아줌마의 길은 누구나 쉽게 갈 수 있는 길도 아니구요. 저는 그래서 아줌마들을 정말 존경해요. 우리 아주머니들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신 분들이에요.

 



Q 자녀분들이 궁금한데요. 음악교육 시키고 있지는 않으세요?


A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아들과 딸을 두고 있어요. 음악교육은, 제가 지휘자니까 대부분 자녀들도 모두 전문적인 음악교육, 훈련을 따로 받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우리 집 아이들은 음악이 아닌 미술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Q 음악가로 크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 아닌지요?


A , 맞아요. 특히 제가 결혼 후 미국에서 공부할 때가 그랬어요. 최고의 교수진과 환경에서 아이들이 음악교육을 받게 할 수 있었어요. 미국에서 공부할 때 한국 부모님들을 많이 봤어요. 그리고 한국 학부모님들은 모두 제가 아이들에게 음악 전문교육을 시키지 않는 이유를 궁금해 했어요. 물론 아이들에게 음악을 알려주었죠. 하지만 음악공부를 해보니 음악 보다는 그림 그리는 일을 더 재미있어 하네요. 미술은 엄마가 시키지 않아도 아이들이 먼저 공부할 준비를 스스로 하고 있어요. 운동을 좋아하면 운동을 시키고 미술에 대한 호기심이 있으니 미술을 시키는 거에요.

 

저는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원이 숙제를 많이 내주는 곳이면 그 학원에는 아이를 보내지 않아요. 음악도 아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부분까지만 하게 해요. 자녀의 재능을 찾자는 엄마들도 많지만 저는 자녀들의 재능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재능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많은 양의 학원 숙제를 하고 부모가 전문분야에 있으니 그 분야 공부를 무조건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제가 그런 면에서는 사고방식이 독립적인 편이에요. 어느 집의 어떤 아이가 어떤 대회에서 상을 타고 성적이 이렇고 그런 이야기를 들어도 샘이 안 나네요. 아이들에게 뭔가를 해야 한다고 강요를 하지 않아요.

 

 

 

Q 인터뷰를 하면 결혼 이야기를 제가 꼭 여쭈어 봐요. 선생님 결혼 이야기도 궁금한데요.


A 대학에서 만난 남편과 졸업하자마자 결혼을 했어요. 대학에서(서강대) 독문학을 전공했는데 사실 전 성악과를 가고 싶어서 고3때 레슨 문제를 부모님께 말씀 드렸지만 반대를 하셨습니다.

 

대학에 가서도 다시 유학을 말씀 드렸지만 반대를 하셨어요.

 

성악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결혼 후 남편에게 성악 공부를 하고 싶다는 말을 했죠. 남편은 이상하게도 흔쾌하게 허락을 했어요. 주변 환경이 열리고 기회가 생긴 거죠.,   



Q 우와! 그러셨군요.


A , 저도 사실 남편의 그런 반응에 감동을 했습니다. 시간이 좀 지나고 나서 물어보니 어차피 오래 못할 것 같으니 인심이나 잃지 말자고 허락해 준 것이라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지금은 그 길을 가고 있는 거죠.

 

제가 정말 감사한 것은 주변에서 저를 많이 지원해 주신 부분이에요. 시어머니께서도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며느리가 성악을 공부한다고 하는데 오히려 끝을 보라고 독려해주신 분이 바로 시어머니세요.

 

하지만 모두에게 원하는 기회가 그 때 열리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성악 공부와 유학 생활, 특히 유학 생활이 사실 그리 쉽지는 않았습니다. 몇 번 그 계획이 틀어졌고 포기를 했어요. 미국에서도 어려운 시간을 많이 보냈구요.

 

어렵게 공부하고 일하고 그런 시간을 보내면서 제가 가지고 있던 모서리들을 둥글둥글하게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선생님의 어린 시절 꿈도 음악인, 특히 지휘자의 길이었는지 궁금합니다.


A 반드시 음악인이 되어야 하겠다!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교회에 다니면서 성가대 지휘와 반주를 맡았고 서강합창단에서도 솔리스트로 활동하고 성이 안 차서 성악과 모임에 가서 합창단 활동을 하고 그렇게 음악 활동을 했어요.

 

특별하게 뭐가 되어야 하겠다 보다 늘 음악하고 떨어지지 않았어요. 중고등학교 때도 중창단 활동이나 학생 지휘자로 활동하면서 선생님들의 격려를 받았습니다. 물론 음악을 하라는 격려이긴 했지요. 성악을 하고 합창단 지휘자를 보면서 지휘에 대한 열망이 생겼어요.

 

 

 

Q 이번에 여성지휘자들에 대해 조금 알게 되었어요. 정말 어려운 길에서 길을 닦고 계십니다.


A 미국의 예를 들게요. 인종차별이 있는 미국에서 혜택을 받고 인정을 받는 층은 백인이 무조건 일순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시죠. 혜택 받는 층의 순서를 정리하면 이래요. 백인남자, 흑인남자, 백인여자, 흑인여자 미국에서도 이렇게 혜택을 받아요.

 

설마 하실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사실이에요. 미국에서도 알고 보면 흑백의 차별 보다는 남녀의 차별이 더 큽니다.

 

지휘에서도 역시 마찬가지에요. 굳이 학위를 가지고 이야기 하자면 남자 박사, 남자 석사, 여자 박사, 여자 석사 이렇게 중요한 자리에 갈 수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미국이나 한국도 아직은 남성우월주의가 강해요. 가끔 정말 너무 암울하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Q 여성지휘자로서 후진을 양성하는 선생님께서 특히 국내 지휘공부를 하는 학생들에게 어떤 말씀을 해 주시는 지 궁금해요. 그래도 공부를 더 많이 하면 길이 열리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A 국내 지휘공부를 하는 학생의 70%가 여학생이에요.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남성지휘자인데 저는 그 현실을 잘 아는데 학생들에게 무턱대고 지휘자로서의 현실이 희망적이라고 코멘트 하지는 않아요. 제가 마포구립합창단 지휘자로 오게 되었을 때 주요신문사에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어요. 전 인터뷰를 하게 되서 좋기 보다는 사실 지휘자 자리에 여성이 섰다고 해서 메이저신문사에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는 현실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유학에 대해 상담하는 학생들이 있어도 미래를 보장해 줄 수 없기에유학만 다녀오면등의 장밋빛 미래를 이야기하지 않아요. 냉정한 현실을 말해주는 편이에요. 유학 후에 국내에 돌아와서 시간강사로 활동한다고 해도 교원신분을 얻기 어렵다는 것도요.

 

저는 대학 시간강사들에게도 교원신분을 보장해주는 그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가끔 이 자리가 외롭기도 하지만 제가 사회의 그 두꺼운 벽을 여는 길을 만들고 싶어요. 제 때에 이루어지지 못해도 좋아요. 지금은 힘들지만 제가 문을 열어 후진들에게 (내가 아니더라도 좋으니) 다음 세대의 지휘를 꿈꾸는 여성 후배들에게 좋은 선례를 남기고 그 문을 열어주고 싶어요.

 

제가 구립합창단을 지금 맡고 있죠. 전공자가 있기도 하지만 구립합창단은 시립합창단과 달리 전부 음악전공자는 아닙니다. 보석인 프로들을 더욱 아름답게 세공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엔 보석이 아닌 것 같은 아마추어들을 아름답게 만드는 과정이 있어야 해요.

 

전공자가 노래를 해야 보통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사실 합창은 마음에서 바닥에서부터 우러나와야 하는 것이거든요. 전공자가 모여 합창을 한다고 그 합창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합창이 될 수는 없어요. 마음에서 진정으로 우러나오는 합창을 들어야 청중이 합창이 주는 메시지를 전달받을 수 있어요.

 

그런 면에서 제가 지휘봉을 잡은 합창단 단원 모두가 저의 스승이에요. (선생님은 마포구립합창단 외에도 Una Voce 선교합창단 지휘자이십니다.)

 

 

 

Q 선생님께서 음악을 추천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줌마닷컴 게시판 인기 게시판 중의 하나가 속상해 게시판인데요. 이렇게 속상한 우리 아줌마들, 혹은 위로와 격려 받고 싶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추천해주시고 싶은 음악이 궁금합니다.

 

A  고등학교 시절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정말 좋아했어요. 어린 시절 음악을 그렇게 좋아했죠.

 

추천해 주고 싶은 곡, 제가 좋아하는 곡들이기도 하죠.

 

너무나 유명한 베토벤 합창은 힘차고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곡이에요. 그래서 좋아하고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쇼팽의 녹턴 같은 따뜻한 음악들도 좋아하고 아름다운 선율의 라흐마니노프, 리스트의 피아노 음악들도 좋아해요.

 

포레의 곡들은 원래 선율이 정말 아름다워요. 포레의 레퀴엠 제 7 In Paradisum은 정말 아름다운 곡이죠.

 

사실 지휘자로서 좋아하는 곡들이 더 있기는 해요. 하지만 모두가 같이 들을 수 있는 곡들을 추천해 드릴게요. ! 구노의 상투스도 좋아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곡들, 추천할 수 있는 곡들은 이렇습니다.

 

 

 

Q 집에서 여가시간을 어떻게 보내시는지요? 향기 나는 차와 두꺼운 레코드? 이런 그림이 상상되는데요.

 

A ㅎㅎ 남자들이 결혼하고 싶어하는 여자로 음악하는 여자를 많이 찾죠. 고된 일을 끝나고 집에 가면 음악 하는 부인이 아름다운 연주를 들려주고 그렇게 쉴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요리사가 집에 가서도 요리만 할 것 같지만 막상 알고 보면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저도 여가시간에는 텔레비전도 봅니다.

 

 

 

Q 앞으로 남은 삶을 어떻게 보내고 싶으세요?

 

A  음악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제가 생각하는 음악은 바로 삶이에요.

 

신이 인간에게 허락한 가장 큰 선물이 음악이라고 해요. 그런데 만약 신이 저에게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뛰어난 음악성과 인간성 이 두 가지 중의 하나를 저에게 선택하라고 하신다면 그것 하나를 주시겠다고 하면 전 인간성을 선택할 거에요.

 

그 사람의 삶 자체가 삶을 살아가는 태도가 바로 음악으로 느껴지는 게 바로 진짜 음악이라고 전 생각해요. 나 혼자 잘나서 나 혼자 뛰어나서 음악을 하는 게 아니에요. 음악이 그 사람 안에서 흘러나와야 해요. 뛰어나지만 오만방자한 음악가가 아닌 내가 공짜로 받은 탤런트를 다른 이들에게 나눠주는 삶이 제가 살고 싶은 삶이에요.

 

유학 생활을 힘들게 했어요. 만불로 시작해서 공부하고 일하면서 돈이 없어 보기도 하고 정말 굴곡 있는 유학 생활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내 삶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그런 생각들을 많이 했어요.

 

당장 먹을 것이 없는 오지에 가면 아이들에게 음악이 아니라 먹을 것을 나눠줘야 해요. 아픈 아이에게 주사를 바로 놔줘야 해요. 그 아이들에게는 음식과 주사가 필요해요. 그게 바로 음악이고 삶이에요.

 

제가 만약 옛날로 다시 돌아가서 공부를 시작하는 그 상황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지금 다시 선택을 한다면 음악 공부를 하겠다고는 말씀을 못 드려요. 우리 아줌마들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가족을 지원하죠. 저도 그럴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특수하게 그런 기회를 얻었기 때문에 이제는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면서 삶을 보내야 합니다. 그래서 남들과 비교해서 행복하거나 우울하거나 그런 생각이 없어요. 저에게 기회를 주신 분들에게 갚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하지만 가끔 다른 사람들에게 더 영향력 있는 존재가 되었으면 할 때가 있어요. 그건 아픈 사람들에게 약을 주고 어려운 사람들을 돌볼 수 있는 위치가 되고 싶다는 꿈을 꿉니다.

 

 

 

Q 모 방송국의 베토벤 바이러스란 드라마가 한 때 음악에 대한 열정을 잠시 접은 일반인들에게 음악을 다시 시작하게 만드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던 것 같습니다. 음악에 대한 꿈이 있었지만 잠시 접은 아줌마들에게 선생님께서 주실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요.

 

A  정말 간절하게 원하신다면 시도하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물론 시도를 하는 범위는 개개인 별로 차이가 있어요. 전공을 할 수도 있고 취미처럼 할 수도 있어요. 레슨 학생 중의 한 분은 중년의 나이에 지휘과를 가려고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연령별로 범위가 다르지만 처한 환경에서 가장 적당한 선택을 하시라고 권유해 드리고 싶어요. 구립합창단, 문화센터 등에서 작은 시도부터 시작하면 한 번에 맞는 것을 찾기는 어렵지만 길에는 들어설 수가 있으니까요.

 

 

 

Q 내가 생각하는 '아줌마'는 이런 아줌마다! 생각하시는 '아줌마'의 정의란 무엇일까요? (자유로운 의견을 알려주세요)

 

A 아줌마는 위대합니다.

정도를 걷기에 위대합니다.

사회가 여성에게 사회참여와 자아성취를 모두 요구하니까

이렇게 다양한 역할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는 아줌마들은

아줌마의 위대함을 마음 속에 품고 자신을 내려놓으면서 그 역할을 감당합니다.

 

하지만 저는 정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줌마들은 정도를 걸어야 합니다.

희생을 하려는 범위에 남편과 자식만을 놓지 말아야 하구요. 내 밥을 완전히 없애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균형을 잘 잡으면 위대한 아줌마가 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진행 : 아줌마닷컴 곽지희 / jhkwak@azoomm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