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정의 시민연대에는 '아동의 환경권을 생각하는 엄마들의 모임'(이하 엄마모임이라 칭함)이 있다. 이는 환경오염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아이들을 위해 엄마들이 무얼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함께 실천해 보는 작은 모임이다. 나의 아이를 건강하게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뜻맞는 몇 명의 아줌마들과 모여 시작한 모임이 이제는 우리 모두의 아이들을 생각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엄마모임의 팀장인 김지연 아줌마(33)의 일과 생각을 들어봤다
Q. 먼저 본인과 가족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결혼한지 7년됐어요. 가족은 남편과 딸아이 한명이구요.
남편이랑은 대학교 때 처음 소개팅해서 만났는데 4년간 사귀다가 졸업 후 바로 결혼했구요..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제약회사에서 6년 반정도 일하다가 1년정도 쉬다가 다시 이 모임에 나오게 되었어요.. 자료수집을 위해서 오전에 아이가 유치원에 간 사이에 사무실(환경저의 시민연대)에 와서 필요한 자료를 수집해요..
Q. 엄마모임을 시작하게 된 배경이나 목적을 말씀해 주세요.
거창한 뜻을 가진 거창한 사람들의 모임은 아니에요. 항상 사고의 중심에 아이를 두고 있는 엄마들이 아이들의 건강한 생활환경을 위해 모인 거죠. 이왕이면 내 아이뿐 아니라 우리 아 이들에게 먹거리 하나라도 보다 나은 것을 먹이고 싶은 거에요. 그래서 아이들을 둘러싼 환 경을 감시하고, 정보를 교환하고, 나쁜 환경은 좋게 고쳐 나가자는 것이죠..
전문가들의 모 임처럼 체계적이진 않지만 누구보다 아동 환경을 걱정하는 엄마들이기 때문에 모임내용은 알차요..
Q. 엄마모임에서 하는 일을 구체적으로 소개해 주세요.
정식으로 모임이 결성된 것은 올해 2월에 했고, 정기모임은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에 이곳 환경정의 시민연대 사무실에서 만나요. 모임이 결성된지 얼마 안되서 활동이 많지는 않지만 먹거리를 중심으로 문제점을 분석하고 있는 중입니다. 전문적이거나 체계적이지는 않지만 열심히 하고 있어요.
첫번째 주제는 아이들에게 인기있는 캐릭터 먹거리 조사에요.
과자의 맛과 영양보다는 인기있는 캐릭터에 의존한 것이 많아요. 딱지나 스티커등을 끼워 팔기도 하다보니 먹는 과자가 아니라 가지고 놀다 버리는 과자가 되는 거죠. 그런 상품들을 한달째 집중조사하고 있어요. 방법은 먼저 집에서 무심코 먹였던 과자의 종류를 서로 이야기하고 대형할인점, 동네가게, 학교앞 문방구 등으로 현장답사를 나갑니다.
곧 조사 결과가 나올텐데 그 결과를 보다 많은 아줌마들에게 알릴 예정입니다.
장기적인 주제로 환경오염과 아토피성 피부염과의 관계를 공부중인데, 아이들에게 많은 아토피성 피부염에 대한 전문가의 강의를 듣기도 하면서 아토피성 피부염을 가진 엄마들에 게 정보를 제공키 위해서죠.
곧 아이들 대상으로 선정되는 각종 영양강화식품의 효과도 검 증할 방침이예요.
그리고 편하게는 점심을 싸와서 함께 먹기도 하고, 천연조미료 만드는 법도 배우고, 유기농산물을 공동구매 하기도 합니다..
Q. 모임에 참석하시는 분들 소개해 주세요..
작년 12월, 가정내 유해 환경이라는 강의를 들었던 아줌마들을 중심으로 모임을 결성된 거예요. 위해 환경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할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죠.. 현재 9명이 참석하는데 2명의 미혼여성을 빼고, 7명 모두가 자녀를 둔 30대 아줌마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아줌마들은 전업주부이시구요.모임이 있는 날이면 어린 아이를 업고, 기저귀 가방을 매고 나타나시거나,아이가 유치원에 간 사이에 나오세요. 모두들 그렇게 힘들게 나오세요. 그래서 모임이 있는 날 비가 오면 걱정이 많이 되요. 대부분의 30대 아줌마들은 386세대라라서 학생운동 경험도 있고 고학력자이다 보니 무슨 일이든지 하고 싶어하시죠.. 아무리 오랜 기간 일을 했던 사람이라도, 아무 일도 안하고 집에만 있다보면 사회에서 고립될 수 밖에 없거든요.. 모임을 갖으면서 의미있는 활동을 하는 것도 좋지만 친구들을 사귀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다.
Q. 엄마모임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신지요.
크게 어려운 점은 없지만 우선은 모임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서 자리잡는데 시간이 걸릴 것 같네요.
Q. 엄마모임 하시면서 느끼는 보람이나 생활의 변화는 어떤 것이 있었는지요?
활동을 한 이후로, 살림할때 많은 부분에서 달라졌어요. 세제의 양도 줄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딸아이의 아토피성 피부염이 없어졌어요. 이런 저의 행동들이 다른 아이들에게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오전에 일하니까 가족에 대한 집착이 줄어들어서 좋아요. 모임에 나오기 전에는 오전 시간을 생각없이 아침드라마를 보면서 보내거나 멍하게 보냈거든요. 무엇보다도 의미있는 일을 한다는 사실이 기뻐요. 우리의 아이들에게 보다 나은 세상을 물려준다는데 큰 보람을 느끼고, 내 아이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아이를 위한 작지만 의미있는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Q. 아줌마들에게 환경운동에 대해 한 말씀해 주세요..
다음 세대에게까지 깨끗한 환경을 물려주어야 하는데 지금의 환경문제는 정말 심각한 상태에요. 다시 말해 생존이 걸린 문제죠.. 요즘 비염이나 감기. 아토피성 피부염등에 걸리는 아이들이 급증하고 또 잘 고쳐지지 않는데, 이건 환경오염으로 인한 질병입니다. 미래에는 더 심각할 거라는 것을 아줌마들도 아실거예요. 이제는 그냥 귀찮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작은 것부터 실천해야 합니다. 많은 분들도 느끼시겠지만 환경운동은 불편하고 귀찮은 일이에요. 솔직히 말해 저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어렵거든요.. 그러나 이런 모임을 통해 친구들을 사귀게 되면서 생활속에서 자연스럽고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게 됩니다
Q. 생활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주세요..
조미료 사용을 줄인다거나, 빨래할 때 맹물로 한번 돌리고 세탁하면 때도 어느 정도 빠지고 더불어 세제양도 줄일 수가 있어요. 음식물 적게 만들어 먹기, 국물 버리지 않기 등 하나하나가 인식을 바꾸지 않으면 불편하고 짜증나는 일이에요. 생활에서 실천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지만 그런 얘기를 하면 아마 들으시는 분들이 잔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으실 거예요.그러나 모임에 나오면 삶의 방식이나 행동 양식이 자연스럽게 바뀝니다. 예를 들어 결혼전에는 커피값이나 택시비 아까운 줄 몰랐지만, 아줌마가 되고 나니까 그런 것들이 아깝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처럼 환경운동도 제3자의 입장에서 보면 실천하는 것이 너무 어렵고 답답하게 느껴지지만, 이런 모임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몸에 베죠.. 전에는 유기농산물을 사는 것이 비싸게 느껴졌는데 요즘에는 1900원짜리 두부를 사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되요
Q. 앞으로의 계획, 희망사항?
우선은 엄마모임이 탄탄하게 자리잡았으면 좋겠구요. 환경문제 중에서 중요하지만 관심을 갖지 않는 부분이 환경과 관련된 질병문제에요. 기우라고 볼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서 그 아이들이 건강한 자녀를 낳고 건강하게 살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되요. 아토피성 피부염이나 비염도 공해병인데 근거를 수집해서 사회에 알릴 예정입니다. 특히 정보센타를 운영하여 구체적이고 알기 쉬운 정보를 제공할 겁니다. 환경과 관련된 정보는 많이 있지만 유언비어처럼 떠돌고 있지 정확한 정보가 없어요. 기존의 정보들은 전문가들이 제공하는 너무 전문적인 정보라서 공부하면서 봐도 이해하기 어렵더라구요. 그런 정보를 알게 쉽게 가공해서 주부들에게 제공하는 정보센타를 만들 예정입니다..
우리는 유해화확물질의 증가와 유전자조작 농산물의 생산,환경호르몬등으로 건강하게 살아가기 힘든 세상에 살고 있다.
유해환경에서 가족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모든 아동들의 환경권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김지연 아줌마를 비롯하여 엄마모임 회원들의 활동을 기대해 본다.
지금 이순간도 또 뭔가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있는 수많은 아줌마들을 위하여
- 대한민국 아줌마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