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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LA에서 알공예 보급에 앞장선 김효성 아줌마


BY 아줌마닷컴 2000-11-23

지난 30여년동안 일해 온 치과의사에서 물러나 이민초기의 어려움을 달래준 알공예(egg artistry)를 LA거주 한인들에게 강의하고 있는 알공예가 김효성 아줌마(69)를 만나러 서울 상계동에 위치한 큰아들 집으로  찾아갔다. 거실은 김효성 아줌마의 아름다운 작품들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었다. 



 

Q. 안녕하세요. 본인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1931년 12월 생이니까 한국나이로는 70인가요? 호호.. 아줌마가 된지 벌써  45년이 됐네요. 가족은 남편과 1남5녀, 6남매로 다들 장성해서 각자 가족을  이루고 있어요. 한국에서 치과개업해서 일하다가 77년에 미국으로 이민을  갔어요. 80년에 미국 치과의사 면허를 취득해서 의사생활을 15년간 하다가,   94년에 주한미군 치과 의사로 한국에 와서 5년간 일했죠.그리고 작년에  치과의사를 그만두고 다시 미국으로 가서 생활했어요.  이번에는 조카결혼식이 있어서 잠깐 한국에 나오게 됐어요. 현재는 LA에서  알공예 강좌를 하고 있어요.. 일주일에 한번씩, 3~4시간씩 강의를 해요. 

Q. 원래 직업이신 치과와 무관해 보이는 알공예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어요? 

A. 미국간지 7년정도 됐을 때 TV프로그램에 소개 된 알공예를 보고 매료되서 시작하게 됐죠. 특히 더욱 저의 관심을 끌었던 이유는 알공예에서 사용하는 도구가 치과기구들과 거의 같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바로 방송국에 문의해서  알아낸 클래스에 들어가 1년동안 알공예를 본격적으로 배웠답니다..

Q. 그럼 알공예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매력에 대해서 말씀 해 주세요.. 

A. 알공예가 처음 시작된 곳은 우크라이나인데, 알에 염색을 하는 이 기법은 구라파로 전해져 부활절 달걀 장식이라는  형태로 정착됐어요. 부활절 교회에서 나눠주는 달걀아시죠? 그것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알공예에 사용되는 알은 달걀을 비롯해, 타조알, 리아알, 거위알, 칠면조알, 꿩알 등 매우 다양해요. 그 속을 비우고  껍질만을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것이라서 깨지기 쉬운 것이 단점이긴 하지만 그것 자체가 바로 매력이에요. 조금만 힘을 주거나 함부로 다루면 금방 부서져 버리기 때문에 이 연약한 각종 알을 조각하면서 인내심을 갖도록 해주고 마음의 여유를 준답니다. 작품 하나가 완성되면 그 기쁨은 어디 비할 데가 없어요..  특히 저에게 알공예는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77년 미국에 와서 치과의사로서 일하면서 받는 어렵고 힘든  점이 많았어요. 그렇게 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알공예를 통해서 풀었거든요. 작업을 하는 동안에는 마음이 많이  차분해지고,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Q. 그동안 작업은 어떻게 하셨어요? 혹시 전시도 하신 적 있으세요?

A. 처음에는 밥 먹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빠져서 했어요.. 그때 딸들이 많아서 도와줬어요. 치과에서는 진료실 옆에 작업실을 마련해서 환자 없을 때마다 틈틈히 작업을 했어요. 그렇게 만들다 보니 1백여개가 쌓이게 되었어요. 그래서 92년에 용기를 내서 한인타운에서 전시회를 가졌어요. 당시 한인타운에도 알려지지 않아 신기해 하더군요.  한국에도 알공예를 소개하고 싶어서 94년에 전시회를 한 적이 있어요.   미국에서는 매년 한번씩 알공예 컨벤션에 참여해 작품을 전시했어요. 현재는 500여점의 작품이 있어요.  

Q. 작업하면서 기억나는 점이나 어려웠던 점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A. 알은 깨지기 쉬워 늘 긴장감에서 작업을 해요.. 온갖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작품이 마무리 단계에서 깨질 경우에 그  속상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지요. 하지만 어려운 과정을 거쳐 작품을 완성했을 때는 너무 기뻐요. 

Q. 강의하시면서 힘든 점은 없으세요?

A. 힘들긴요.. 저는 오히려 강의 시간이 기다려져요.. 일주일에 1번, 오전 3~4시간정도 강의를하는데, 알공예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인생상담도 함께 하다 보니 시간이 어떻게 가는 지도 모르겠어요.. 

Q. 아줌마들이 배우기에 어렵지 않나요? 어느정도 배워야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요?

A.알공예는 인내를 필요로 할 뿐 아니라 섬세하고 아름다운 장식을 요하기 때문에 여성에 게 딱 맞는 취미인 것 같아요. 알공예를 완전히 배우려면 1년~1년반 정도는 배워야 해요  

Q. 미국의 아줌마들의 생활은 어떤지 궁금해요.

A. 잘 아시겠지만 미국아줌마들은 대부분이 직업을 가지고 있어요. 출산후 길어야 3개월 정도 몸조리를 한후 다시 직장에 나가죠. 그렇게 직장생활과 살림을 함께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을 짜임새 있게 생활하고 주말에는 아이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요..  특히 전시회나 박물관에 자주 데리고 가서 많을 것을 보여 줍니다.. 퇴직 후에는  교회나 병원등에서 봉사활동을 굉장히많이 해요.. 그리고 미국아줌마들은 가정교육을 개방적이면서도 아주 엄격하게 하고 있어요. 한국아줌마들은 일을 하는 것에 대해 가족에게 미안해 한다고 들었어요. 그럴 필요 없죠.. 엄마들이 자녀에게 미안해 하면서 아이들이 요구하는 것을 다 받아주다보면 버릇이 없어지게 되요. 미안함을 돈으로 해결하지 말고 한번 더 안아주고 아이들과 대화의 시간을 많이 갖는 것이 중요해요. 이민온 한국인들중 가끔 자녀 교육을 잘못하는 경우를  봤어요. 공공장소에서 뛰어다니는 아이들에게 전혀 제재를 하지 않고, 그렇게 하는 것이 자유롭게 키우는 것이라고 착각을 하는것 같아요..  

Q. 알공예를 인생과 비유해서, 그리고 왕언니로서 아줌마들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요? 

A. 알이라는 재료자체가 생명체로서 그 안에 생명이 내재해 있는 신비스런 존재지요. 그래서 소중히 다루라고 껍질이  연약하도록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도 들구요.  힘든 작업후 아름다운 작품이 탄생하듯이 인생도 그런 것 아닌가요? 성실히 노력하다 보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개인적으로 바라시는 점이나 하고 싶은 일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다음달에 미국으로 돌아가면 계속 강의를 할 예정이에요. 그리고 제 직업과 경험을 살려 양로원 같은 곳에서 의료 봉사를 하고 싶구요. 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언제든지 도울 겁니다. 틈틈히 작품도 하고, 손주들도  봐 주고, 뒷마당에 있는 밭에 야채도 심고 키워야죠. 아주 바쁠 것 같아요.. 호호호.. 참,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도  세미나나 공개강좌를 하고 싶어요..  

혹자는 김효성아줌마를 보고 이제 쉬셔야 할 나이가 아닌가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인생은 60부터 라고 했던가? 열정과 에너지를 가지고 성실하게 삶을 살아오신 김효성 아줌마의 모습은 아줌마가 만드신 알공예 작품만큼이나 아름다웠다. 앞으로 더욱 활발한 활동을 통해 좋은 작품 많이 보여주시기를 바란다.  여러분,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망설이고 계시지 않나요? 지금도 늦지 않았어요.. 뭐든지 하고싶은 것이 있으면 망설이지 말고 도전하세요~~~
 
지금 이 순간도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있을 수많은 아줌마들을 위하여 - 대한민국 아줌마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