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오늘
아줌마닷컴 회원 박영숙영
새벽 다섯 시 문을 열고 나서서
길 위로 달리는 나를 따라
남청색 하늘에는 칼에 베인 듯이
문신을 새긴 듯이
새하얗게 빛나는 그믐달이
나와 함께 달리고 있다
희미하게 비치는 가로등
가로수 우거진 사이를 지날 때면
어젯밤 바람이 가지를 쓸고 갈 때
살기 위해 몸부림친 나무의 흔적들
떨어진 도토리 열매 부러진 잔가지가 발밑에 밟힌다
너무 시야를 멀리 두고 뛰어가면
잘못하여 걸려 넘어질 수 있고
아래만 보고 뛰다 보면
보도 위로 낮게 뻗어 나온 가로수 가지에
이마를 부딪칠 수도 있다
분수에 맞게 뛰어야지
1마일도 달리지 못해
양동이가 새는 듯 온몸에 흐르는 땀
동쪽 하늘 밝아오니 빛을 잃어가는 그믐달
내 꿈도 다 이루기 전에
내 삶이 끝나버릴 이 삶의 길을
그래도 열심히 달려야지
어제는 가고
아름다운 오늘이 시작되는
이 새벽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