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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회] 아름다운 오늘


BY 아줌마닷컴 2015-12-10

아름다운 오늘

아줌마닷컴 회원 박영숙

 

새벽 다섯 시 문을 열고 나서서

길 위로 달리는 나를 따라

남청색 하늘에는 칼에 베인 듯이

문신을 새긴 듯이

새하얗게 빛나는 그믐달이

나와 함께 달리고 있다

 

희미하게 비치는 가로등

가로수 우거진 사이를 지날 때면

어젯밤 바람이 가지를 쓸고 갈 때

살기 위해 몸부림친 나무의 흔적들

떨어진 도토리 열매 부러진 잔가지가 밑에 밟힌다

 

너무 시야를 멀리 두고 뛰어가면

잘못하여 걸려 넘어질 수 있고

아래만 보고 뛰다 보면

보도 위로 낮게 뻗어 나온 가로수 가지에

이마를 부딪칠 수도 있다

 

분수에 맞게 뛰어야지

1마일도 달리지 못해

양동이가 새는 듯 온몸에 흐르는 땀

동쪽 하늘 밝아오니 빛을 잃어가는 그믐달

 

내 꿈도 다 이루기 전에

내 삶이 끝나버릴 이 삶의 길을

그래도 열심히 달려야지

어제는 가고

아름다운 오늘이 시작되는

이 새벽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