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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회] 외로운 가을


BY 아줌마닷컴 2015-11-26

외로운 가을

아줌마닷컴 회원 산골향기

 

나는 오늘 길을 걷는다

외투 속에 손을 넣고

고즈넉한 밤거리

소슬바람 지나고

간신히 달린 단풍 잎새 하나 버티고 있네

지나치는 집에서 새어 나온 불빛

아마 저 집에는 군고구마를 먹고 있겠지

방금 막 구워 낸 따끈한 고구마를

서로 먹어 보라고 권하겠지 아마

어쩌면 밤 근무를 가려는  남편 깰까 봐

아이를 들춰 업고  조용조용  식사 준비를 하던지

집 가정 가족을 잠시 놓아 두고

외롭고 쓸쓸한 가을을 즐겨야지

저만치 내 자신을 놓아 두고

여행자가 되어 본다

이게 나만의 병일지라도 어쩌랴

이제 마음을 새롭게 하고 조금 더 따스한 사람이 되어 보기 위해

이 가을날 외롭고 쓸쓸한 가을 길을 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