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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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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회] 당신 손잡고


BY 아줌마닷컴 2015-11-04

당신 손잡고

아줌마닷컴 회원 박영숙영

 

스산한 바람에

세월을 이고 온 서리 같은

하얀 머리카락 보이면

노을을 잠재우는 바닷가로 달려나가

피곤했던 마음 파도에 씻고

밀려드는 그리움 추억을 캐구려

 

텅 빈 집안 화려하게 물든 낙엽이 구르면

뒤뜰에 의자를 내어 놓고 앉아

일렁이는 구름 무대

새들의 노래소리 귀로 들으며

여울져 흐르는 추억 속으로 산보 가구려

 

생명을 나누어 갖고 둥지를 날아가 버린

우리들의 반쪽 가슴

초원 위에 뿌리내린 향나무 두 그루

향긋한 그 향기에 취해 보구려

 

당신을 만나려고

외줄타기 곡예사로 눈보라 맞고 섰을 때

천 년 전의 사랑이 인연으로 태어나서

가만히 등 쓸어준 당신 손잡고

 

생을 걸고 영혼을 불태운 기도는

땅속으로 흐르는 물이 될 때까지

내리막길 구르지 않게

꽃잎 지듯 아리한 가슴 모아

억새풀 봄날을 만들어 가시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