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고 외로우면 말해, 내가 웃겨줄게
신현림
너를 안으면 다시 인생을 사는 느낌이다
네 눈빛 어두운 내 안의 우물을 비추고
네 손길 스치는 것마다 향기로운 구절초를 드리우고
네 입술 내 뺨에 닿으면 와인 마시듯 조용히 취해간다
네 목소리 내 살아온 세월 뒤흔들고
생생한 기운 퍼뜨릴 때
고향집 담장 위를 달리던 푸른 도마뱀이 어른거리고
달큰한 사과 냄새, 앞마당 흰 백합,
소금처럼 흩날리는
흰 아카시아 꽃잎 눈이 멀도록 아름다워
아아아, 소리치며 아무 걱정 없던
추억의 시간이 돌아와 메아리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