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이로 36세 그녀의 이름은 김.춘.근
그녀는 올해 일성여자중학교를 졸업하고, 당당히 고등학교 입학예정에 있습니다.
일성여중고등학교는 여러 개인사정으로 인해 혹은 요즘 시대에는 보기 드물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학업을 제대로 마치지 못한 분들을 위해 학업의 꿈을 이루게 해 주는 학력인정 평생학교입니다.
대부분이 주부들로 구성이 되었으니, 집안일과 학업 두 가지를 병행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학생들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고 응원하며 공부하는 사이 드디어 2월25일 영광의 졸업식을 맞이 하였습니다.
일반학교보다 평균연령만큼이나 사연도 많고, 정도 많고, 눈물도 많았던 이 곳에 김춘근님은 다른 분 보다 조금 더 특별하고, 의미 있는 날이 되셨으리라…
그녀의 늦깍이 졸업식 사연과 함께 한국아줌마로 살아가는 그녀의 삶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Q 안녕하세요? 김춘근님
우선 중학교졸업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다음 진로는 고등학교 입학이신가요?
A 네~ 고등학교 진학을 해서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싶어요.
Q 김춘근님의 고향은 어디신가요?
A 중국 내몽고 우란호트시 출신입니다.
Q 한국에는 언제 오셨는지요? 지금의 남편 분을 만나 결혼한 사연 좀 들려주실 수 있으세요?
A 저는 결혼 10년 차에 접어들구요. 한국에 정착한지는 6년 조금 되었네요.^^
남편과의 만남에 대해 말씀 드리자면^^ 제가 중국 남경에서 일을 할 때 남편은 중의학 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을 준비 하느라 남경 유명한 한의원에서 실습 중에 제가 환자로 병원에 갔다가 알게 되였습니다.^^ 워낙 침이라면 무서워 했던 저는 그때 아프지 않게 침을 놓아주던 남편에게 고마운 마음에 식사라도 한번 대접하겠다며 만났던 만남이 이렇게 부부의 인연으로 이어지게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습니까?^^
Q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많으실 텐데 고향에 계신 가족이나 친구분 또…그곳의 생활 모습 좀 들려주세요~
A 힘든 한국 결혼생활을 하면서 고향의 모든 것이 더 그리웠습니다. 더구나 부모님이 그리워서 그의 매일 눈물로 보냈지요.^^ 우리 내몽골은 중국 동북 3성과는 달리 내몽골의 한쪽 모퉁이에 있다 보니 우리 민족의 풍속습관의 영향을 유일이 받지 못하고 사는 조선족입니다. 저는 고향을 떠나 큰 도시로 일을 나왔을 때야 우리 민족은 미닫이 문화라는 사실을 알게 되였고 우리 민족의 생활에 관한 풍습들을 좀 알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한국을 통해 알았지만 그때 고향에서는 중국 3성에 가지 않으면 우리 민족에 대해 알 수 없었지요. 저의 고향은 중국 한족들의 문화와 몽골 족들의 문화 그리고 옛날 조선족 어르신들의 조금 남은 우리 문화와 어울려 어느 것이 우리 풍습이고 어느 것이 중국의 풍습 그리고 어느 것이 몽골의 풍습인지도 모른 채 자랐습니다.^^
Q 한국 주부로 살아가면서 가장 힘들었다면 어떤 점이 있었을까요?
주변 한국주부들과의 관계는 어떤 편이신가요?
A 한국주부로 살아가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 너무 많아서 ……^^
첫 번째는 그의 30년을 살아 온 생활습관들을 버리고 한국의 생활습관과 풍습을 받아들이는 것 이였습니다.
지금은 그래도 사회에서 다문화 하면서 받아들이지만 저 시집 올 때만해도 다문화 가정이라는 것을 숨기고 살 때여서 힘들었습니다.
두 번째 어려웠던 것은 한국주부들의 발에 맞추는 자녀들에 관한 교육입니다.
한국주부들의 일가친척들 혹은 친구들 등 주변의 친한 사람들을 통해 자녀들의 취학에 대해 그리고 자녀들의 공부에 대해 미리 알고 대처를 하지만 저는 한국의 학교 문화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아들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학교문화에 대해 모르는 저는 매일 어떻게 아들에게 준비를 해줘서 보내야 하고 어떻게 아들을 도와줘야 하는지 하는 걱정으로 불안하게 매일 세월을 보냈습니다.
어떻게 그 마음을 몇 마디로 다 표현하겠습니까?^^
지금은 또 애가 고학년에 가면 어떻게 제가 해야 할지 두렵습니다.^^
Q 한국 생활이 쉽지 않았을 텐데, 공부까지 하시면서 졸업을 하시는데 가족 분 중 어느 분이 가장 많이 도와주셨나요?
A 물론 남편입니다.^^ 그리고 우리 애들과 시어머님, 그리고 친정 어머니 입니다.
Q 한국 주부와 몽골주부들의 비슷한 점이나 다른 점들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그리고, 한국아줌마는 이렇다! 라고 한마디로 정의를 내려주실 수 있을까요?
A 다른 점이라면 모든 것이 다 다릅니다.^^
생김새부터 생활문화 까지^^
같은 점이라면 한국주부나 몽골주부나 모두 한 남자의 아내 이고 아이들의 엄마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한국 아줌마는 못 해낼 일이 없는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Q 한국아줌마로 살면서 행복했던 때나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언제였을까요?
A 제가 한국국민으로 신분증을 받았던 그 순간 그리고 우리 아들이 초등학교 1학년을 보내던 그 날, 그리고 제가 그냥 어려운 결혼이민자들에게 아무 생각 없이 도와왔던 일들로 인해 작년에 서울시봉사상 최우수상을 수여 받던 그 순간^^
그리고 이번 집을 장만 하던 이 시간들이 지금까지 제일 행복하고 기억에 남는 일 같습니다.
Q 가족은 어떻게 되시는지요? 아이들이나 남편 분 이야기 좀 들려주세요^^
A 10살 되는 아들과 7살 된 딸, 그리고 남편과 저 이렇게 4명 살고 있다가 지금은 친정어머니랑 함께 모시고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년 친정 어머니 체류가 만기일이 되여 입국을 해야 하는 상황이구요.
남편은 지금 사회복지사로 목동 오거리에 있는 사단법인 나눔과 보람복지회에 있는 요양원에서 요양원 시설장으로 일을 다니고 있습니다.
Q 김춘근님처럼 한국에서 다문화가정을 이루고 한국아줌마로 살아가는 삶에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새롭게 한국에서 다문화가정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나 준비할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정부에서 주는 지원과 한국 사회에서 다문화가정에 주는 혜택들만 바라보며 살지 말고 지금 여러 가지 지원과 혜택들이 있을 때 하루 빨리 적응하고, 필요 하는 것 들을 배워서 스스로 한국사회에서 성장하여야 하고 또 진정한 대한민국 국민이 되어 도움을 받았던 우리 사회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후배들에게 준비할 것에 말씀 드리자면 한국은 기본이 대학이므로 학력이 낮은 결혼이민자들은 하루 빨리 저처럼 학교의 문의 두드리는 것이 한국을 알아가는 지름길이고 또 내 자녀들이 밟는 과정을 엄마가 먼저 밟아보는 과정이라서 도움이 되며 또 자신의 학력을 쌓을 수 있는 것이라 좋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Q 앞으로도 하시고 싶은 일이 있으신가요?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A 결혼이민자들을 위한 일입니다.
예를 들면 결혼이민자들에 대한 정책을 하는 사람 또는 경찰 등등^^
박사과정까지 마치고 제가 하고자 하는 꿈들이 이루는 것입니다.
결혼이민자의 편견과 언어장벽을 극복하고 한국학교를 졸업하고 당당히 한국 아줌마로 살아가는 그녀
두아이의 엄마로 여느 한국 주부나 다를 바 없는 그녀지만, 그녀의 밝은 미소가 더욱 아름다울 수 있는건 낯설었던 남편의 고향 한국에서 꿈을 키우고 희망의 열매를 맺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자신처럼 결혼이민자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사랑과 나눔을 함께 하는것과 자기개발을 위해 더욱 공부에 매진하는 것입니다.
그녀의 꿈은 국경을 넘은 한국땅에서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키워나갈 것이며, 분명히 이루어 내리라 기대해 봅니다.
다문화가정을 이루고, 한국아줌마로 살아온지 10여년의 김춘근님
그녀야말로 진정 한국을 사랑하는 한국아줌마임을 인정합니다.
인터뷰진행 아줌마닷컴 남은주(namsunyeo@inuscom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