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
찬바람이 불기 시작할 즈음이면 한 번쯤 떠 올리는 단어가 아닐까 싶습니다.실천
마음은 있지만 봉사의 삶을 살기란 그리 쉽지 않음을 절감 합니다. .
“어려운 일일수록 쉽게 가라”는 옛 어른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봉사의 삶을 사는 분들 대부분 넉넉한 형편으로 시작을 하진 않습니다.
간혹 매스컴을 통해 훈훈한 소식을 접할 때면 제 자신이 부끄러울 때가 있습니다.
봉사의 삶을 산다는 것은 결코 거창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는 따뜻한 마음만 있으면 된다고 말씀 하십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하시지만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해도 오른손은 이미 다 알고 있습니다.
여기 닉네임 별을 가지고 계신 김순애님(이하 별님) 역시 오랜 봉사활동으로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꾸려나가고 계신 분입니다.
별님…반짝반짝 빛나는 너무나 예쁜 이름처럼 아름다운 마음으로 사랑을 실천하시는 별님에게 진정한 봉사의 의미와 정신을 배워볼까요^^
Q 안녕하세요? 별님!
말없이 꾸준하게 봉사활동을 하고 계신 줄 알고 있는데요. 건강은 어떠신가요?
A 네, 저는 작년까지 단전호흡을 3년 정도 했는데 지금은 여건이 되지 않아 아침에 집에서 꾸준히 30분 정도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체질적으로 매우 건강하고 부지런한 아침형 인간이랍니다.
Q 어떤 계기로 언제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A 2004년 우연한 기회에 한 달에 한 번 무료급식소 봉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열심히 봉사 하시는 분들과 미추홀봉사단을 만들기도 했는데 그 활동은 정지 되었고 얼마 후 동대문구 제기동에 있는 노숙자들을 위한 무료급식소 봉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봉사를 계기로 요양원 빨래봉사, 양주에 있는 보육원봉사, 매주토요일엔 성모병원에서 시트교환봉사도 하게 되었습니다.
연탄배달봉사도 하고 있는데 일년에 한 번 연탄배달과 기부의 형태로 이뤄집니다. 지금은 요양원 빨래봉사는 쉬고 있고 다른 봉사는 규칙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는 직장에 다니기 때문에 여름, 연말휴가를 내어 봉사를 가거나 주말엔 남편과 함께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Q 예쁜 마음으로 봉사를 많이 하셔서 그런지 얼굴도 무척 밝으세요~
봉사를 하시면서 가장 보람 있거나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셨다면 언제일까요?
A 양주보육원 봉사를 시작한지 3년 정도 지나고 나니 아이들과 정이 들고 친해져서 아이들의 꿈과 앞으로의 삶에 대한 희망적인 대화를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 달에 봉사를 가면 쪼르르 달려와 자신의 미래에 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자신들이 어떻게 열심히 살고 있는지 자랑을 하곤 했습니다. 저의 지나가는 말 한 마디도 놓치지 않고 기억하려고 했던 아이들의 밝고 환한 모습을 보면서 정말 가슴 벅찬 감동을 느끼곤 했습니다. 먼 훗날 자신의 꿈을 이루어 어떤 모습으로 만나게 될지 그 날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Q 봉사는 주로 언제 누구와 함께 하시는지요?
또, 봉사활동을 시작하시면서 개인적으로 달라진 것이 있을까요?
A 봉사는 제가 먼저 시작하였지만 지금은 남편이 봉사하는 곳이 더 많습니다.
남편과 병원봉사, 무료급식소 봉사 등을 함께 하고 저 혼자 가는 곳이 두 곳 입니다.
개인적으로 달라진 점은 웃음이 많아지고 모든 일에 긍정적이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남편에게도 당당히 얘기하고 봉사하러 갈 정도로 자랑스럽고 보람 있습니다.
저의 이런 봉사의 경험과 기쁜 마음을 주변 사람들에게 얘기 해주고 봉사하길 권하곤 합니다. 결혼 후 줄곧 직장생활을 했고 직장일과 육아, 가사 등 힘겨운 일이 많았지만 남편은 집안 일을 돕는다거나 함께 한다는 생각을 절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함께 봉사를 하게 되면서부터 내가 바쁘고 힘들 때는 설거지 뿐만 아니라 요리와 빨래까지 하는 남편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이 가장 달라진 점이고 기쁜 일입니다.
Q 봉사의 조건과 진정한 의미는 무엇이며 어떤 정신으로 실천을 해야 하는지요? 사실 마음만 있지 실천하기가 어렵다고 하는 분들을 위해 조언을 부탁합니다.
A 봉사의 조건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냥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면 아주 작은 도움이라도 되어 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부담 없이 하면 됩니다. 너무 큰 부담을 안고 하거나 큰 기대를 하면 안됩니다. 요즘은 카페가 활성화 되어 있어 카페를 만들거나 가입해서 회원들과 정보교류도 하고 친목도 도모하고 있습니다. 카페활동은 봉사 하면서 힘이 들 때 도움이 되기도 하고 갈등을 해소 하기도 합니다. 우선 시작하는 것이 중요 하다고 봅니다.
Q 연말이 되면 봉사니 기부니 하면서 떠들썩 하잖아요. 그런 단발성 봉사가 아닌 별님처럼 꾸준하게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자녀와 함께 할 수 있는 곳도 좋겠지요.
A 매달 한 번씩 무료급식소 봉사를 가면 그 날 요리할 재료를 다듬고 씻어 반찬을 만들어 그릇에 담아 내는 등 정신 없이 움직이고 나면 정말 눈 깜짝 할 사이에 시간이 지나가 버려요. 배식이 끝난 후 다음 급식을 위해 깨끗하게 씻겨 정리된 그릇을 보면 내 마음의 때가 깨끗이 씻겨진 것처럼 행복해집니다. 가끔 우리 딸들을 무료급식소에 함께 데려가 요리를 하기 위한 재료를 다듬고 배식과 설거지를 함께 하곤 합니다.
부모님과 함께 하는 봉사는 그 어떤 말이나 설명보다 좋은 교육이며 아름다운 삶의 본보기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Q 부부가 함께 다니시는 모습에 자녀분들이나 주변에서는 어떤 반응이신지요?
부부금슬이 정말 좋아 보이세요. 부럽습니다.
A 저희 부부는 외출할 땐 꼭 손을 잡고 다닙니다. 올 봄 카톨릭 수련관에서 주최하는 피정 교육이 있어 그곳에 함께 다녀 왔습니다.
사실 우리 부부는 그 동안 서로를 보듬고 사랑하지 못하고 서로에게 더 큰 상처만을 주었습니다. 그 아픔을 함께 하지 못한 우리 부부를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곳에 다녀온 후 결혼 27년 만에 처음으로 집안이 아닌 밖에서 손을 잡고 다니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무료급식소 봉사를 함께 갔는데 손을 잡고 나란히 걸어가는 모습을 급식소 책임자가 멀리서 보게 되었나 봐요. “아니 봉사를 오면서 손잡고 나타나시나요?” 하면서 놀렸지만 봉사 끝나고 둘이서 손잡고 오는 길은 정말 행복을 한아름 안고 오는 느낌이었습니다.
집집마다 여건이 달라 부부가 같이 봉사를 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으나 우리의 이 모습을 보고 주변 분들이 자극을 받으셨는지 함께 봉사오시는 분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오늘 엄마 아빠 봉사 간다 한마디 하면 아이들도 열심히 하루를 보내는 것 같아요. 그 어떤 잔소리도 그 어떤 말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Q 사실 주부들은 집에서 봉사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소개도 해 주실 수 있나요?
또, 아줌마와 봉사 혹시 연관 지을 수 있을까요?
A 제 남편은 자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는 큰 딸과 취업을 준비하는 딸이 있습니다. 둘째와 가끔씩 봉사를 가기도 하고 남편은 저와 함께 봉사를 같이 하고 있지요.
아이들이 성장할 때까지는 집안일과 아이들 키우는 일도 봉사라면 봉사라고 생각해요
자녀들을 어느 정도 키워 놓고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면 봉사를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봉사를 하는 곳을 찾아 보면 우리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이 너무나 많습니다. 오히려 봉사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도 너무 많지요. 봉사 할 마음만 있으면 됩니다. 아이들을 어느 정도 키우고 시간과 여유가 있는 분들이 공허한 마음을 달래려고 엉뚱한 일에 빠져 사고치는 일을 많이 봅니다. 봉사엔 돈도 많이 들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돈을 쓸 시간이 없어 돈을 모으게 됩니다.
Q 2012년 개인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바람이나 계획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이 있으실까요?
또, 봉사활동을 하시면서 안타까운 부분이 혹시 있으시다면 이번 기회에 말씀해주세요.
A 2012년에도 남편과 함께 봉사할 수 있도록 건강 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부부가 얻은 가장 큰 소득은 함께 하는 삶, 서로 돕는 삶, 동행하는 삶을 통해 동반자요 서로에게 조력자이며 지지자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남편과 함께 하는 봉사가 참된 사랑의 실천이었으면 하는 바람과 봉사를 통해 얻는 기쁨을 다른 사람도 함께 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나의 작은 봉사가 누군가에게 힘이 된다면 이것보다 더 보람 있고 좋은 일은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의 작은 정성과 보탬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됨에도 불구하고 보통 한번 참석하고 불평불만을 말하거나 처음 마음과 같지않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일회성에 그치는 사람을 보면 참 안타깝습니다. 봉사란 꾸준히 그리고 정기적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유익을 주기 위해서 한다고 하지만 결국 봉사를 통해 가장 큰 수혜를 받는 사람은 봉사를 하는 사람 자신입니다.
역시나 봉사의 조건은 없다고 하시네요…
그저 시작하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과 꾸준히 하는 진정한 마음 뿐이라고...
봉사하시는 동안 줄곧 웃음을 잃지 않으시는 별님이야말로 이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입니다.
남편과의 다시 살아난 애정과 가족의 든든한 배려와 건강이 삼위일체가 되어 별님을 더욱 반짝이게 하는 것은 아닐까요?
“큰 수혜자는 결국 봉사를 하는 자신이다”라는 말씀에 그녀의 작은 체구에서 느껴지는 에너지의 의미를 알 수 있을것 같습니다.
봉사는 락(樂)이다! 아름다운 작은 실천으로 이웃에게 반짝이는 별이 되고 싶습니다.
별님의 반짝이는 스토리는 사이버작가 에세이방에서 계속됩니다~
인터뷰진행 아줌마닷컴 남은주(namsunyeo@inuscom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