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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의날 대상 [왕꿋꿋내조여왕] 새로미님


BY 아줌마닷컴 2011-06-08


유난히도 눈부신 5월의 마지막 주 일요일

비가오면 어쩌나…회원님들이 오시기 불편 할텐데…좌석이 부족하면 어쩌지? 선물은?

아줌마의날을 기획하고 준비하고 바로 행사 전날까지 얼마나 노심초사를 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런 염려는 너무나 밝고 환한 회원님들의 발걸음과 미소로 단숨에 사라질 수 있었습니다.

올해는 다른 해와 달리 평범한 아줌마들도 모두 상을 받고 서로 칭찬하자는 의미를 두고 무대에서 수상 하실 분들을 선정하였습니다.

너무나 많은 분들이 <서로서로어워드>에 참여해 주셨고 진심을 담은 소중한 칭찬사연들을 접하면서 상을 주는 입장이 얼마나 행복한가를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리며 제12 <아줌마어워드코리아> <왕꿋꿋내조여왕상>으로 당당히 대상을 수상하시고 아줌마닷컴 사이버작가로도 활동을 하고 계시는 최명숙(이하 닉네임 새로미님으로 칭함)님을 만나 뵙고 그날의 감동을 다시금 되새겨보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새로미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처음엔 수상을 적극적으로?(ᄒᄒ) 거절하셨었지요?

어려운 결정을 해주셔서 감사 드리구요~ 가족이나 주변 분들의 반응은 어떠셨나요?

다시 한번 소감 한 말씀 해주시겠어요?

 

A  상을 받기로 결정한 것은 아들의 간곡한 권유 때문이었습니다. 아들은 저에게 자기와 자기의 자녀를 위해 상을 받아달라는 거였어요. 우리 어머니가 이런 분이다, 우리 할머니가 이런 분이다, 하면 삶의 과정 속에서 늘 힘이 될 거라는 말을 했어요.

그 말에, 상을 받는 건 좀 부끄럽지만 아이들을 위해 뻔뻔해지자는 참으로 이기적인 생각을 했답니다. 솔직히 아이들에게 저는 해준 게 별로 없거든요.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모두 긍정적이었습니다.

저의 친정고모께서는 눈물이 난다며, 이렇게 내 조카를 위해 상을 주는 곳이 있다는 게 무척 고맙다고 하셨어요. 고모는 워낙 저를 특별히 생각해 주는 분이니까 그러시겠지요.

특히 아들의 반응은 놀라울 정도로 호의적이었습니다.

방송되지 못한 영상편지를 나중에 봤는데 제가 더 아들에게 고마웠습니다. 딸 새로미는 늘 제 편이고 친구 같아서 제가 좋으면 다 좋다고 해요. 행사하던 날 저녁에 축하파티를 열어주었습니다. 그런데 친정어머니께는 당연히 할 일을 했는데 그게 무슨 상 받을 일이냐고 마뜩찮게 생각 하실 것 같아서 아직 말씀 못 드렸어요.

저의 소감을 다시 말씀 드린다면, 고마운 마음과 부끄러운 마음 두 가지입니다.

이번 수상이 저의 삶에 더욱 힘과 활력이 될 것은 분명하기에 고맙지만 제가 받을 만한 사람인가 생각하면 참 부끄럽습니다. 저는 솔직히 우둔한 사람이에요.

그래서 저에게 어떤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그냥 부딪쳐서 겪어내는 방식을 택하게 돼요. 다른 방법을 알지 못하니까요. 그것이 제가 선택하게 되는 삶의 방식일 뿐입니다.

그런데 그런 저에게 상을 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더라고요. 이제 받았으니 어쩌겠어요? 성실하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우리 아줌마들, 여성들을 대표해서 받았다고 생각하렵니다. 저의 인생에서 이런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틀림없이 행복한 일입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Q  사이버작가방에서 활동하신 분 중 새로미님의 글을 읽고 감동을 하신 팬들이 상장을 만들어 드린 걸로 알고 있는데…상장이름은 마음에 드시는지요?

내조라는 의미가 예전과 많이 달라진 듯 합니다. <진정한 내조>의 의미는 무어라 생각하시나요?

 

A  상장 이름은 당연히 마음에 듭니다. 솔직히 ‘왕꿋꿋’은 좋은데 ‘내조여왕’부분에서는 민망하기 그지없었어요. 그러나 지금 현재 장애가 심한 남편을 진실한 마음으로 보필하고 있으니까 그냥 받아들였어요. 이렇게 저를 사랑하고 격려해 주시는 팬들께 고마울 따름입니다. 제 글을 읽어주는 것만도 고마운데 공감하고 감동하시니까 글 쓰는 사람으로서는 이보다 더한 기쁨이 없어요.

따뜻한 마음 한 자락을 드리워 주시고 어깨를 토닥거려 주셔서 감사해요.

‘진정한 내조’의 의미에 대하여 물으시니 약간 당혹스럽네요.

솔직히 남편을 내조하지 못한 사람이에요. 남편이 건강할 때는 제가 하던 일을 하며 늦은 나이에 다시 시작한 학문에 대한 욕심 때문에 남편에게 무심했어요. 오히려 남편이 외조를 하는 편이었죠. 그런데 아프게 되니까 그런 부분들이 그렇게 미안하고 가슴 아플 수가 없어요. 이런 상황의 저에게 ‘왕꿋꿋내조여왕상’은 자격미달이에요. 그래서 못 받겠다고 했던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내조는 어느 한쪽에만 의무와 책임을 지게 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부가 서로 돕고 사랑하며 서로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배려하고 도와주는 것이 진정한 내조며 외조가 아닐까요? 그리고 남편이 힘들거나 어려움에 당면했을 때, 적극적으로 그 짐을 나누어 지고 위로와 용기를 주는 것이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Q   아줌마닷컴에서 상을 받으셨다면 최명숙(새로미)님이 상을 주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요?

 

A   떠오르는 분이 너무 많아서 모두 다 열거하기는 힘들 것 같아요.(ㅎㅎ)

 

Q  지금의 새로미님이 여러 방면으로 활동을 하실 수 있도록 가족들의 후원이 컸으리라 생각되는데요. 잠깐 가족소개(이번 기회에 자랑도 해주세요^^)를 해주세요.

 

A   먼저, 저의 친정어머니를 소개하겠습니다. 27세에 혼자 되셨는데, 지금껏 우리 삼남매를 목숨처럼 아끼고 돌보며 살고 계세요. 연세는 77세인데 지금도 고향에서 농사를 지으며 식량과 반찬을 해주실 정도예요. 어머니의 그 강인하고 희생적인 마음을 언제나 닮고 싶습니다. 함께 살고 계시지는 않으나 항상 저에게 아낌없는 후원을 보내십니다.

남편은 에세이방에서 ‘요삐님’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데, 지금은 뇌졸중으로 십 년째 투병하고 있어요. 그 후유증으로 정신은 서너 살 정도의 어린이가 되었고 몸도 불편하지만 우리 가족에게 웃음과 살아갈 힘을 주는 소중한 사람입니다.

그런 아버지를 단 한 번도 불편해하지 않는 아들과 딸이 있는데, 저는 우리 두 아이를 날개만 없지 천사라고 합니다. 아들과 딸 덕분에 제가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며 적극적으로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아들은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여 입시학원에서 학생들에게 그림을 가르치며, 본인의 그림을 열심히 그리고 있습니다. 문학과 음악 분야에도 조예가 깊을 뿐 아니라 연극이나 악기 연주에도 재능이 있어요. 무엇보다 낙천적이고 유머가 많아서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즐겁게 한답니다. 제가 책을 내게 되면 아들이 삽화를 그려준다고 해요.

딸은 음대에서 작곡을 전공했고 대학원에서는 음악교육을 전공했어요. 지금은 중등 음악교사가 되기 위해 임용고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착하고 이해성 많으며 무엇보다 아픈 아버지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어디든 데리고 다니려고 한답니다. 밖에서 별식을 먹게 되면 조금이라도 싸올 정도로 아버지를 사랑해요. 제가 학위 논문을 쓸 때도 딸 새로미가 2년 반이나 휴학하고 아버지를 돌봤으며 살림을 도맡아 했답니다. 제가 꿈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새로미와 아들의 도움이 무척 컸어요. 자랑이 너무 많았나요? ^^




Q  아줌마닷컴 사이버작가방에서 활동은 언제부터 하셨는지요?

최명숙(새로미)님의 글을 통해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고 희망을 얻고 계십니다.

글을 쓰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A  사이버작가방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2002 3월이었어요. 특별한 이유라면 처음에는, 일상 가운데 놓치고 싶지 않은 인상적인 일들을 짤막하게 써서 기록했다가, 시간이 날 때 소설이나 동화로 심화시키고자 하는 의도였습니다. 그런데 몇 번 글을 올리고 나서 남편이 아프게 되면서 그 이유가 달라졌어요. 암담하고 슬프고 기막힌 현실을 글로 풀어내면서 극복하고자 했던 겁니다. 현실의 모습을 가감하지 않고 진솔하게 쓰기 시작했어요. 꾸며서 쓴다면 도중에 그만두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다 보니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고 더 적극적으로 저에게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게 되었지요.

 

Q  하루 일과는 어떠신가요? 최근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있으신 걸로 아는데 살짝 귀띔 좀 해주세요^^

 

A  대학에서 강의하는 게 저의 주된 일인데, 학기 중에는 거의 매일 수업준비와 강의로 바쁩니다. 가정살림과 남편 보살피기 등의 일까지 하느라고 제대로 하는 것은 없는 것 같은데요. 하하…….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라면, 2006년 봄에 문학박사학위를 받은 겁니다. 마흔 살의 나이에 대학에 다시 입학해서 십 년 만에 학위를 받았지요. 논문 제목은 <한국 현대 노년소설 연구>입니다. 어릴 적의 꿈이 작가와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는데, 두 가지 꿈을 다 이루게 된 게 지금 생각해도 꿈만 같습니다.

 

Q  새로미님의 밝은 에너지원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새로미님의 글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은 전혀 눈치채지 못할텐데요^^

지금까지 가장 힘든 시간을 극복하시면서 얻은 것이 있다면 무엇이며,

혹시 이루시고자 하는 소망이나 계획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A  밝은 에너지원이라면 현실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대처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그 긍정적인 사고의 근원은 자아실현에 두고 싶어요.

하고 싶은 학문과 창작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외의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들에 대하여는 더 욕심을 부리지 않게 되거든요.

힘든 시간을 극복하면서 얻은 것이라면, 인생을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참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의 의미를 알았어요. 또 살다 보면 힘든 때도 있고 기쁠 때도 있지만 모두 다 지나간다는 겁니다. 지나가는 인생을 그대로 수용할 수 있을 것 같은 여유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루고자 하는 소망이나 계획은, 제가 등단한 지 12년이 되었는데 아직도 창작집 하나 못 냈어요. 그만큼 가정경제를 책임지느라고 창작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지 못하는 현실이 조금은 안타깝지요. 조만간 소설집과 동화집을 내고 그림이 있는 산문집을 출간하는 것이 저의 계획입니다.

 

Q  긴 시간 내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대한민국의 아줌마로 살면서 또 아줌마의 길을 걸어갈 따님을 포함한 예비 아줌마들에게

진정한 아줌마의 정의를 내려주시겠어요?

 

A   아줌마는 주체적인 한 여성이며, 교육자이며, 가정의 최고 경영자입니다.

 

Q  끝으로 아줌마의 날 관람 소감도 한 말씀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완벽함을 추구한 흔적이 역력한 성의 있는 행사였으며 감동적이었습니다. 특히 대한민국 아줌마들, 우리 여성의 힘과 재능을 보여준 것이 좋았고, 아빠들의 밴드도 참 멋있었어요. 물론 이무송 노사연 씨 부부와 김태우 씨가 동참한 것도 분위기를 돋우는데 큰 몫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행사전의 이벤트와 끝난 후의 선물까지 세세하게 신경 쓴 것도 좋았어요. 넉넉함과 다정함이 참석한 모든 분들을 감동하게 했을 것 같습니다. 가족 단위로 동참하여 건강한 가정의 모습을 보여주니까 더욱 멋있었어요. 온라인과 오프라인 두 공간에서 아줌마인 우리들에게 뜻 깊은 소통의 장을 마련해 주신 점 깊이 감사드립니다.

 

로미님과의 유쾌한 인터뷰를 마치고.

처음 최명숙(새로미)님과 전화통화를 했을 때의 느낌은 뭐랄까….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온 것 같은 친근함에 가까운 언니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했습니다.

직접 인사를 나누고 얼굴을 뵈었을 땐 겸손하면서도 자신감 있고 당당하였으며, 밝고 긍정적인 그녀의 성격은 주변까지 환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새로님은 2002년부터 아줌마닷컴 사이버작가로 활발히 활동해오고 계십니다.

 

10여 년을 넘게 그녀의 인생이 고스란히 녹아 든 사이버작가 에세이방에는 그녀와 함께한 남편, 아들, 딸과 함께 또 하나의 가족들이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그녀의 글을 통해 그녀의 고단함에 함께 울고 함께 응원하며, 그녀의 기쁨에 함께 즐거워하고 웃어주는 여러 회원님들이십니다.

 

남편의 병간호와 함께 공부의 끈을 놓지 않았기에, 지금 그녀는 경원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문학을 가르치는 교수님으로 하루 24시간도 모자른 바쁜 일정을 지내고 있습니다.

동화집이나 그림이 있는 산문집을 출간하고자 하는 소망을 비치는 강한 여인이자 소녀 같은 그녀에게 또 한번의 쾌거를 기원하는 박수를 보냅니다.

아직도 인터뷰 진행하는 동안 그녀의 밝은 웃음소리가 즐겁게 귓가에 맴도는 듯 합니다.

아줌마의날 아드님의 영상편지가 예정대로 볼 수가 없어 안타까웠지만, 누구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에 아줌마의날 무대가 더욱 빛이 날 수 있었습니다.

새로미님을 비롯 가족 모두 행복하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인터뷰 진행 : 아줌마닷컴 남 은 주 namsunyeo@inuscom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