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라 (33세 주부, 서울 강서구 방화동)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환경부장관 우수상 수상한 김미라씨,
남편과 함께 다정하게~
환경부와 아줌마닷컴은 지난 5월 21일부터 6월 30일까지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아이디어 공모전'을 실시했다. 응모한 네티즌 1051명 중 당당히 아줌마닷컴의 회원으로 활동하시는 아줌마 3명이 각 각 최우수상, 우수상에 당선되었다. 병뚜껑으로 만든 냉장고 메모판 아이디어로 최수우상을 수상한 배자영 회원님, 찬밥을 활용한 요리아이디어로 역시 최우수상을 수상한 옥은희 회원님. 그리고 '음식점에서 여성과 아이들을 위한 반몫 메뉴를 만들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로 우수상을 수상한 김미라 회원님, 세 명의 환경 왕아줌마에게 그들만의 환경살림법을 차례로 듣기로 했다.
김미라 님은 얼마 전까지는 직장생활을 하다가 지금은 전업주부로 남편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평소에도 늘 아이디어 생각하기를 좋아했고 대학시절 녹색평론을 펴내고 계신 김종철 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깊은 감화를 받으면서부터 환경문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녹색평론을 창간호부터 지금까지 구독하고 있는 애독자로 참여연대, 여성민우회 등의 회원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계십니다.
Q 이번 환경부에서 실시한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아이디어 공모전에 참여하시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A 평소에도 환경 문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고, 식당에 가면 무조건 한 가득 담아주는 음식량 때문에 참 불편하다 생각해 오던 중에 아줌마닷컴에서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아이디어 공모전을 한다는 홍보배너를 보게 되었어요. 아주 반가운 마음으로 제 평소의 생각을 응모하게 된거죠. 공모를 하는 분야와 세부항목이 다양하게 나눠져 있었는데, 저는 각 항목마다 거의 빠짐없이 다 참여를 했어요.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가정 내 실천방법, 식당 등 집단급식시설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표어와 구호 공모 등 모든 분야에 걸쳐서 응모를 했죠.
그 중에서 표어와 구호는 새로 생각을 짜내는 데 좀 시간이 걸린 편이었지만, 나머지는 다 평소에 혼자서 곰곰이 생각해보던 내용이라 그냥 나오는 대로 줄줄 적었어요. 덕분에 분량이 좀 많아졌던 거 같아요. 글을 다시 읽어보고 다듬고 할 여유도 안 갖고 그냥 응모를 해버리는 바람에 별로 잘 정리된 글이 못되었던 거 같은 아쉬움도 있습니다.
하지만, 응모를 하면서도 제 글이 뽑혀서 상을 받게 된다거나 하는 상상은 전혀 하지도 않았어요. 저보다 훨씬 생각이 많으시고 창의력이 풍부한 분들이 많이 응모할 것이라 생각했고, 멋진 아이디어들이 무진장 쏟아져 나올 것이라 생각했거든요. 그래도 용기있게 참여한 이유는 그냥 제가 평소 가지고 있던 불만이라면 불만이라고 할 수도 있는 의견들과 혼자 궁리해오던 아이디어를 환경 관련 업무를 맡은 사람들에게 직접 전달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겠다 싶어 도전해 본거죠. 그러면 속이라도 시원하겠다 싶었거든요. *^^*
Q 평소 음식물쓰레기를 비롯해 환경문제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여름철에는 특히 더 음식물쓰레기 문제가 심각한 거 같아요. 시상식 마치고 나오는 길에 아줌마닷컴의 황인영씨하고 이야기한 내용에서도 나왔지만, 저는 지금 사는 동네로 이사 온지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저희 집은 일반 주택들이 밀집해있는 주거지역에 위치해있거든요. 그런데 서민들이 사는 가정에서 음식물쓰레기를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장비를 갖추고 사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파트처럼 따로 음식물쓰레기 전용 수거함이 설치되어 있는 것도 아니라서, 동네에는 일반 쓰레기 봉투에 싸서 버린 음식물들이 찢어진 봉투 사이로 새어 나오기도 해서 거리미관은 물로 악취가 심할 지경입니다. 더구나 재활용품 분리 수거함도 따로 없어서 간혹 주민들간에 쓰레기 투기 문제로 다툼이 일어나기도 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재활용품도 분리수거가 제대로 처리가 안되고 있어서 자기집 앞에 내놓지 못하게 하는 사람과 조금이라도 폐기물수거차량이 다니는 길쪽에 가깝게 내놓으려는 사람들 간에 싸움도 일어나기도 하고 그래요.
저는 얼마 전 이 문제와 관련해서 강서구청 게시판에 민원을 올린 적이 있어요. 그런데 구청 담장자의 답변은 너무 피상적이고 무성의했습니다. 저는 구체적으로 쓰레기 분리수거 전용함을 설치해달라는 건의 사항이었는데, 구청에서는 그걸 설치하면 분리수거함에 재활용품이 아닌 다른 일반 쓰레기를 투기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 이것을 분리 수거하는데 더 어려움을 겪는다며 설치가 불가하다고 답변을 하더군요. 물론,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관리를 해도 어려움이 많은 터에, 일반 주택가에 설치된 분리 수거함의 관리가 관계 기관으로서는 쉽지 않다는 것은 저도 이해할 수 있지만, 그렇더라도 보다 합리적인 수거와 제재 방법을 고안해 내려는 자세가 없이 그냥 무작정 안된다 라고만 하는 행정에는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와 의식개선도 시급하다고 생각하지만, 정부 및 관련부처 기관의 안일한 행정도 고쳐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환경문제는 정보와 우리 시민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개선되지 않을까요?
Q 김미라님은 실제로 가정에서 어떤 방법으로 환경살림을 실천하고 계신지요?
A 저희 집에서는 이렇게 음식물 쓰레기와 재활용품을 처리하고 있어요. 음식물쓰레기는 싱크대에 부착 가능한 비닐 봉투 고정용 고리를 설치해서 아래쪽에 구멍이 나있는 비닐봉지를 끼워서 그곳에 남은 찌꺼기를 받쳐 걸러요. 물기가 완전히 제거되어 마른 찌꺼기가 되면 꽁꽁 묶어서 다시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담아요. 물론 저는 처음부터 음식물쓰레기가 많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채소나 생선은 미리 손질해 놓은 것을 사는 편이구요, 남은 찌게 국물은 그릇에 옮겨놓았다가 라면 끓일 때 베이스 국물로 활용하기도 해요. 조림이나 볶음을 할 때는 미리 순서를 정해서 하고 있지요. 예를 들어 양념이 많이 들어간 볶음이나 조림을 맨 나중에 하고, 비교적 냄비에 남는 양념이 적은 종류를 먼저 요리하게 되면 그릇 씻는 횟수를 줄일 수가 있잖아요. 거기다 냄비에 남은 양념이 있으면 절대 버리지 않죠. 거기에 찬밥을 볶아 먺으면 참 맛있거든요. 저는 쌀 씻은 물은 개수대의 설거지통에 받아놓았다가 설거지를 할 때 사용합니다. 그러면 세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기름기가 잘 제거되거든요. 설거지할 때 기름이 묻는 그릇과 묻지 않은 그릇을 분리해서 하는 것은 기본이죠. 세제를 절약하면 하천오염을 조금이나마 방지할 수 있으니까요.
Q 저는 장을 보러 갈 때 가능하면 비닐봉지 사용을 줄이기 위해 여러가지 크기와 재질의 장바구니를 가지고 다닙니다. 귀찮겠다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해보면 오히려 편리하답니다.
A 저는 집에있는 플라스틱 과자케이스는 문구정리용 접시나 계란정리대로, 프링글스 통은 스파게티 보관이나 건전지 보관에 사용한답니다. 또 세제류 살 때 나눠주는 바구니는 저희 집 전용 '가내분리 수거함'으로 사용한답니다. 캔, 고철용, 플라스틱용, 유리병용 등 이렇게 용도를 나누어 사용한답니다. 마지막으로, 쓰지 않는 가재도구나 가전제품은 중고품거래 사이트를 통해 처분하고 필요한 물건은 같은 방법으로 구해서 쓰기도 하는데 이것도 환경을 지키는 살림살이 맞죠? *^^*
Q 이번에 당선된 한몫, 반몫, 두몫 아이디어는 어떤 계기로 생각하게 되었습니까?
A 앞서 말씀드렸듯이 평소에도 쭉 겪어왔던 불만사항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본 겁니다. 저는 체격이 작고 먹는 양이 많지 않아 식당에 가면 나오는 음식이 늘 부담스러웠거든요. 음식을 남기면 안된다는 생각 때문에 억지로 다 먹어야 했고 그럴 때면 배탈이 나기도 하구요. 간혹 남기게 되면 영 마음이 편하질 않더군요.
주문할 때 미리 종업원에게 적게 달라, 조금만 달라 요구도 하지만, 그 표현이 개인차가 있어 적당치 않고 종업원들도 까다롭다, 귀찮다 하더군요. 특히 규모가 큰 식당은 주문 접수받은 내용이 주방까지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더군요. 저는 그런 불편을 늘 몸으로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손님이 본인 의사대로 주문하고 먹을 수 잇는 외식문화의 정착을 간절히 바라고 있던 차였습니다. 차제에 양에 대한 선택 뿐아니라 반찬의 종류나 첨가물까지도 선택할 수 있는 주문문화가 정착되면 정말 좋겠어요.
Q 아이디어 공모전에 당선된 소감은?
A 솔직히 제 의견은 누구나 다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고 평범한 이야기인데 그런 것들이 아이디어로 채택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아직까지 고쳐지지 않고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겠죠. 그렇게 보면 환경을 살리는 길은 기상천외한 아이디어의 창출이나 특별한 제도, 시설, 기구 등의 고안에 있다기 보다는 다 알고 있는 일을 실제로 실천에 옮기는 의지와 더 많은 사람들이 그 문제에 대해 함께 각성하고 체감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데서부터 시작된다고 봐요. 더 이상 평범한 아이디어가 특별한 상의 수상작이 될 수 없는,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환경의식의 수준이 고르게 높아진 사회, 그런 날이 빨리 오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저도 더 높은 환경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환경감수성을 더욱 높여가도록 노력할께요. 아울러 실천할 수 있는 아이 아이디어를 계속 생각해 내고 실행에 옮기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저 자신과 지금의 사회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관계자분들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Q 아줌마닷컴 회원 분들게 '환경을 살리기 위한 살림'을 위해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어떤 광고카피 중에 이런 말이 나오더군요. "습관되면 무섭다." 이 말처럼 처음에는 해보지 않아서 어색하고 불편하게만 느껴지는 작은 실천도 일단 몇 번만 해보면 이내 몸에 익어서 별로 큰 불편을 느끼지 않고 습관화 시킬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특별하고 엄청난 일, 그리고 일과성의 캠페인 같은 건 환경을 살리는 데 그다지 효과가 없다고 봐요. 오히려, 습관화된 작은 실천들이 모여서 거대한 환경의 재생효과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전 믿거든요.
그리고, 남편이나 다른 식구들이 잘 협조해주지 않을 때는 몇 번이라도 설득하고 달래서 그들의 잘못된 습관을 고치도록 주부가 노력해야 해요. 먼저 깨우친 자에게는 다음 사람들을 깨우치게 할 의무(?)가 있는 거잖아요. 우리가 하는 작은 일들이 결실과 보람을 얻으려면 우리들이 하는 실천만으로는 부족하다 싶어요.
온 식구들의 일상화된 나쁜 습관들까지도 교정 시킨다면 그야말로 온전한 실천이 될 거예요. 저희 남편도 이제는 더이상 다 먹고 난 음료수 병(PET)이나 캔 같은 걸 그냥 쓰레기통에 넣어버리지 않아요. 예전에 주말부부로 살 때는 이것저것 뒤죽박죽으로 쓰레기통에 버리던 그가 이제는 빈 통을 들고 저한테 "어느 통에 넣으면 되지?" 하고 묻거든요. 그럴 때는 작은 보람을 느끼기도 해요.
저보다 더 훌륭하신 아이디어를 갖고 직접 생활 속에 실천하고 계신 여러 주부님들이 많이 계실텐데, 제게만 이런 행운이 와서 왠지 죄송한 생각이 드네요. 앞으로는 이런 행사가 있을 때 더 많은 분들이 좋은 의견으로 참여해 주시고, 행운도 함께 얻으시기를 바랍니다.
그다지 특별할 것도 없는 제 이야기가 소개될 계기를 마련해 주신 아줌마닷컴 여러분들께도 감사 드립니다.
정성스러운 인터뷰 응답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내내 겸손하고 조심스러운 말씀에 더욱 깊은 감동을 느낍니다. 우리들의 작은 실천이 미래 아이들에게 깨끗한 환경을 선물한다는 각오로 우리 함께 노력해요. 생각하고 도전하고 또 실천하는 힘있고 아름다운 당신의 모습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