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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칼리지 인기강사 이가령 왕아줌마


BY 아줌마닷컴 2001-03-09



아줌마닷컴 e-칼리지 수강생들한테 사랑과 신뢰를 듬뿍 받고 있는 <글쓰기 독서 지도 공개강좌>의 이가령님을 인터뷰했습니다.


자신의 강좌에서 아이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엄마에게 전해 주고, 더 나아가 수강생 자녀들이 쓴 글을 직접 지도까지 해주는 이가령님은 어린이를 만나는 일이 행복하기만 하다고 인터뷰 내내 거듭 말하였습니다. 그래서 저 또한 두 아이의 엄마로서, 이 땅의 아이들을 위한 사랑과 열의가 느껴지는 이번 인터뷰가 즐겁기만 했습니다.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올바른 글쓰기 독서지도를 위해 진행된 이번 인터뷰가 아줌마닷컴 회원 여러분께 유익한 기사가 되리라 믿습니다. 
 
  
Q e-칼리지 많은 수강생들이 이가령님의 팬이신 것 같은데요... 아주 뜨거운 인기가 느껴집니다. 인기 강사 이가령님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어요?

A 하하 인기라니요? 아이구 아닙니다. 그냥 저는 소박하고 조그만 목소리를 좋아하는 사람이구요. 이런 소박한 점을 예쁘게 봐주시는 분들이 제 방을 많이 찾아주시니 저는 참 복도 많은 사람이다 생각합니다. 애들 아빠와 딸 하나 아들 하나 그리고 저 이렇게 4식구가 아주 평범하게 살고 있답니다.    참 강아지도 하나 키우네요. 
 
Q 결혼하시기 전부터 글쓰기 강사를 하셨나요? 아님, 결혼 후에... 언제부터 왜, 어떤 생각으로 글쓰기 독서지도를 하시게 되었는지요?

A 결혼 전에는 월간지 기자를 했어요. 그런데 아이가 둘이 되다 보니 직업과 아이들 일정을 맞추기가 어려워지더군요. 그래서 그만 두었어요. 그러다가 아주 우연한 기회에 아이들 글쓰기 지도를 소박하게 시작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학교 대표로 전국글짓기대회에 나간 적이 있었어요. 그때 글제가 '반공'이었는데 뭐 반공에 대해서 쓸 말도 없고 해서, 있지도 않은 우리 삼촌을 남파 간첩이었다고 했지요. 우리 식구가 얼마나 열심히 삼촌을 설득해서 자수를 시켰는가 하는 글을 한 편 꾸며서 썼답니다. 그런데 그 글이 장원을 차지했습니다. 그 후 저는 <아, 거짓말을 쓰면 상을 타는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고, 자꾸 오늘을 무엇을 꾸며댈까 이런 것을 궁리하게 되더군요. 그런데 그 거짓말이라는게요. 하하! 참 어려워요. 한번 해보세요. 얼마나 어려운지... 그래서 제가 아이들을 만나면서부터, 적어도 아이들한테는 거짓말을 쓰게 하지는 말자, 결심했지요. 글쓰기란 한 편의 완성된 글을 뽑아내는 데 그 목표가 있는 것이 아니지요. 사람다운 사람, 일하기를 즐겨하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 창조적인 사람으로 키우려는 데 그 목표가 있거든요. 그런 생각이 정말 맞는 것이라고 봐요. 그래서 그런 정신을 한 사람이라도 더 알게 했으면 좋겠다 생각해서 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Q 온라인 강의는 아줌마닷컴이 처음이신가요? 오프의 글쓰기 독서지도를 온라인과 접목시키게 된 계기나 목적이 있으실 텐데요.

A 네, 온라인에서 강의는 아줌마닷컴이 처음입니다. 오프라인에서 강의를 하다 보니까 많은 분들이 자료를 구하지 못해서 발을 동동 구르는 경우를 보았습니다. 오프강의로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은 아주 굵은 것말고는 사실 어려운 점이 있거든요. 작고 섬세한 부분까지 강의에서 다 다룰 수는 없거든요. 온라인의 좋은 점은 쌍방 통행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강의만 일방적으로 듣는 것이 아니라 올라온 자료를 보고 이렇게 해 보니 뭐 이런 게 좋더라, 아니면 이런 것 좀 부족하더라 하는 것을 분명하게 밝힐 수도 있고.. 또 무엇보다 좋은 점은 어머니들이 자기 아이들의 글을 (잘 썼든, 덜 잘 썼든 관계없이) 올려주실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게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아이들은 내 글을 어떤 사람이 관심을 갖고 읽어주는구나 하는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신나고 즐거울 수 있거 든요. 적어도 제 방에 아이의 글을 올려주시는 어머니는 대단히 아이 교육을 바르게 잘 하시고 계시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 하면, 모든 교육의 출발점은 바른 관심에서 시작하는 것이니까요. 아이들에게 대한 관심이 없는 부모가 어디있겠나 하실지 몰라도 그냥 입으로 이거해라 저거해라 하는 관심만 보일 줄 알지..실제로 아이가 쓴 글을 같이 감동하면서 읽어주고 그것을 이런 사이트에까지 올리실 정도의 정성을 보여주는 어머니는 그렇게 많지 않거든요. 


Q 이가령 선생님, 자녀들도 직접 가르치시나요? 이가령님 강의를 듣는 수강생들을 보면, 자신의 자녀를 직접 가르치고 싶어서 수강하는 엄마들이 많은 것 같은데요, 자신의 아이를 가르치는 엄마들이 흔히 저지르기 쉬운 실수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저희 아이들은 제가 특별히 의도하고 계획해서 가르친 적은 없어요. 다만 아이들하고 대화를 좀 많이 하려고 했지요. 그리고 아이들이 써온 글은 먼저 감동할 준비를 하고 읽어주었답니다. 그런데 엄마들은 자식에 대한 기대치가 있기 때문에 글을 보면 먼저 타박을 하기 쉬워요. 아이고 이 글자 또 틀렸구나. 오늘은 왜 이렇게 짧게 썼니? 하면서 말이에요. 그렇지요? 이게 우리 엄마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 1번입니다. 하지만 칭찬보다 훌륭한 선생은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작은 부분도 감동하면서 칭찬해 주면 아이들은 자신감이 생기고 자꾸 써보고 싶어하지요. 또 하나 엄마들이 참 조급해하고 계시는구나 싶은 때가 많아요. 글이란 곧 그 사람입니다. 사람이 자라면 글도 자라고 크게 되는 것이지요. 사람(아이의 삶)에는 관심을 두지 못한 채 글만 빨리 자랐으면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시지요. 그런데 아이들은 부모님들이 생각하시는 것 보다 훨씬 씩씩하게 잘 하고 있답니다. 좀 넉넉한 마음으로 지켜보셨으면 좋겠어요.


Q 우리나라 학교 교육에서 실시되는 글쓰기 독서지도가 어떻다고 보십니까? 만족하시나요? 아님 개선되어야 할 사항이 있다면 어떤 점이 제일 문제라고 생각하시나요?

A 우리나라에서도 아이들의 사고력 표현력을 키워주자는 데 초점을 맞추어서 글쓰기 독서 교육이 널리 퍼져가고 있지요. 반가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게 너무 양 위주로 성과를 판단하려는 데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어떤 학교 같은 경우에는 일년에 200권 책읽기 이런 것을 목표로 내 주는 모양입니다. 2,3일에 한 권 정도를 읽으라는 건데, 아이들은 많이 놀기도 해야 한답니다. 땀에 푹 젖도록 뛰어놀기도 해야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거거든요. 거기다가 독후감을 너무 많이 쓰게 하고 있어요. 실제로 학교 교육에서는 독후감 쓰기에 대해서 제대로 가르쳐 주는 선생님이 드물지요. 그러면서 독후감 숙제는 내주고... 이러다 보니 아이들이 그나마 책을 읽는 것까지는 좋은데 그 독후감 쓰는 것 때문에 오히려 책읽기가 싫다고 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또 진정한 독후감의 의의를 살리지 못한 채 어떤 틀 갇힌 글을 요구하는 것, 그것도 큰 문제입니다. 독후감은 말 그대로 감상이 주가 되는 글이잖아요. 책을 읽고 난 내 느낌. 아이들이 진정한 자기 표현으로써 독후감을 쓸 있도록 해주어야 할 것입니다.


Q 우리나라 입시 교육에서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는 더욱 더 논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텐데요... 논술과 글쓰기 독서는 얼마만큼 상관이 있는지, 그리고 논술 교육은 언제부터 시작하면 좋은지... 조언해 주세요.

A 논술! 참 바르게 가르쳐야 할 분야입니다. 안 그래도 우리나라 사람들 논리가 부족하다는 말을 많이 듣지요? 바른 논술을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조그조근 말하는 훈련, 이게 필요하지요. 그런데 아이가 말을 좀 오래 할라치면, <아니 하라면 하는 거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니?> <간단히 말해...> 하면서 말을 못하게 해요. 그래서 간단히 말해 버릇했는데 아, 글을 쓰려니 이번에는    자세히 쓰라네요.. 그러니 그게 잘 되겠어요? 그러다보니 이번에는 또 '논리'를 따로 학원에서 배운다고 야단이 납니다. 논술은 어떤 형식 논리(예; 연역법, 귀납법 같은)로 글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논리라는 것이 꼭 그런 데서 나오는 것은 아니거든요. 논술이 주장하는 글이라면,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네 바로 '주장할 거리'가 있는가 없는가 하는 게예요. 주장할 거리(자기가 하고 싶은 말)가 있다면 그것을 차근차근 다른 사람도 잘 알 수 있게 쓰면 거기에 논리가 따라오게 되어 있답니다. 적어도 고학년 무렵부터는 어떤 사실이나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말할 수 있도록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그 '조리있게' 말하려면 우선 그 대상을 알아야 하잖아요? 그 알아가는 과정에서 도움을 주는 것이 바로 학습과 체험이지요. 그런 면에서 독서는 간접 체험으로 많은 도움이 되지요.
 
 
Q 글쓰기 독서지도사 양성 과정을 거쳐 직접 강사로 나서기를 원하는 엄마들이 요즘 많은데요, 그분들한테 선배로서 도움 말씀 좀 주시겠어요?

A 하하! 요즈음 경기가 어렵다 보니, 글쓰기 교사나 해볼까 하는 분들 많으시지요? 그런데요 이런 분들은 거의 다 중도에 포기하시더군요. 왜 그런가 하면요, 아이들 만나는 일은 참으로 신성한 거예요. 자기의 말 한마디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다 아이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지요. 그런데 이런 점은 생각하지 않고 '직업'으로만 일을 대하면 예상하지 못했던 어려움을 견뎌내지 못 하게 되지요.

글쓰기는 '정답'이 있는 교육이 아닙니다. 아이가 생각하는 게 모두 정답이거든요. 이런 것에 대해 바르게 인식하지 못하고, 또 그런 글들을 이해하지 못한 채, 아이들을 덜컥 만나게 되면 글쓰기 선생님으로 반드시 실패하게 되지요. 아이들 글은 아이들의 수만큼 다양합니다. 아이들을 이해하는 마음이 먼저 갖추어지지 않으면 그런 것들을 읽어낼 수가 없답니다. 그러니 아이들을 가르쳐보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먼저 아이들을 내가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그리고 아이들을 위해서는 부모나 학교의 부당한 요구에 맞서 아이들 편에 서줄 수 있는가 생각해 보셔야 한답니다. 자꾸 직업으로 다가가려고 하지 마시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다가가려고 하세요. 그래야만 좋은 선생님이 되실 수 있답니다. 


우리는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니 모든 부모가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읽으라고 권하지요. 하지만 텔레비전과 컴퓨터와 학원 등을 오가야만 하는 아이들이 책을 많이 읽는 것, 그것도 좋은 책을 많이 읽는 것이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것 한 가지만은 분명합니다. 부모의 올바른 지도로 좋은 책을 많이 읽고 건강한 글을 많이 쓴 아이들이, 10년, 20년이 지나면 그 누구보다도 우람한 거목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