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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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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장애 아들과 함께 세상을 당당히 살아가는 황보희 왕아줌마


BY 아줌마닷컴 2000-11-24

우리나라는 장애아의 권익이 미비한 상태입니다. 아니, 아예 없다고 보아도 지경입니다. 재활 시설이나, 기타 장애아를 위한 설비나 정부의 지원 등이 부족한 상태이고, 장애아를 기르는 부모들도 정부에 정당한 요구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러던 중에 황보희님이 자기 자신을 왕아줌마로 추천하는 메일을 보내주셨습니다
.

"제가 이곳에 저를 추천하는 이유는, 자신뿐 아니라 장애아를 키우는 모든 어머니들께 꿈과 용기와 희망을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지난 6년간 가장 가깝게는 가족으로부터의 소외감, 주변으로부터의 따돌림 너무나 많은 시련을 겪으면서 우리도 당당한 사회의 여성이요 가정을 지키는 주부로서 남들과 다를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

그래서 열심히 살아왔고, 눈물보다는 웃음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황보희님의 메일을 읽고, 참으로 당당하게 사는 분이구나 느껴져서 반가웠습니다. 이번 왕아줌마로, 장애아를 기르면서 자신의 삶을 당당히 살고 있는 황보희님을 인터뷰하였습니다.


Q. 안녕하세요. 황보희님, 반갑습니다. 황보희님이 직접 보내주신 왕아줌마 추천서를 보고 매우 기뻤답니다.자신과 가족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의
가족은 남편과 혜준이, 이렇게 식구가 어느 가정 식구 못지 않게 떠들썩하게 살아가고 있답니다. 사회복지 계통의 같은 직장에서 만난 1달만에 결혼식을 올린 초스피드형 부부랍니다.

남편은 저보다 2 연하고요, 어머님께서 서둘러서 만난 1개월만에 결혼식을 올렸어요. 시아버님 어머님 모두 잘해주시고요, 친정어머님이 일찍 돌아가셨기 때문에 산후조리도 시어머님께서 해주셨어요
.

그런데 혜준이가 인큐베이터에서  동안 있으면서 경기를 일으켜 손상을 입으면서 다른 친척분들은 모두 마음만 아파할 고스란히 남편과 저의 몫이 되어버렸답니다.


Q. ‘부모로서 도저히 해서는 자살까지 시도하려 하였다 하셨는데, 조금이나마 황보희님의 마음이 헤아려집니다. 그런데 어떤 계기로 사고를 긍정적으로 바꾸게 되셨는지요? 그리고 부군께서 많이 도와주시나요? 제가 주위에서 보면, 흔히 아이들에 대한 몫은 엄마 차지가 되고, 아버지는 보조 역할만 담당하게 되는데요.

남편의 적극적인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이런 생활은 아마 한낮 물거품이 되어버렸을지도 모릅니다
.

결혼 전부터 사회 봉사 활동을 많이 했어요. 간병인 교육도 받고 호스피스 교육까지 받아가며 경찰병원에서 환자들에게 자원봉사도 많이 했고요. 보훈병원에서도
 직접 환자들과 만나 머리도 감겨주고 밥도 먹여주고 책도 읽어주고 대화 상대도 해주고 직장 다니면서 토요일과 일요일은 거의 병원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어요.

그런데 막상 아이가, 사랑스런 아들이 뇌성마비에 걸려 꼼짝도 하고 누구의 도움 없이는 움직이지 조차 못했을 때에는 정말 난감하더군요. 거기다 밤낮없이 울어댈 때에는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기분이었어요
.

처음에는 같이 껴안고 울기도 많이 울고 너무 속상해서 아이하고 둘이 사라져버리면 세상에 모든 일이 끝날 것만 같았어요
.

그런데 남편이 그러더군요. 생에 빛을 갚고 떠나면 다음 생에 만난다고요. 말을 듣는 순간 아찔하더라구요. 그래서 모든 마음을 긍정적으로 바꾸게 되었어요. 엄마의 마음이 우울하면 아이도 같이 우울해지고 엄마의 마음이 밝아지면 아이의 마음도 밝아진다고 생각하니 이왕이면 밝고 명랑하게 웃으면서 살자고 생각하니 모든 것이 조금씩 좋아지더군요
.

좋다는데 용하다는 쫓아다닌 곳이 없을 정도로 돈도 많이 없앴어요. 그러기를 4, 결국에는 남편까지 쓰러지더군요. 신경성 고혈압에 간까지 나빠져 결국에는 직장까지 그만두게 되었지요
.

그래도 남편은 항상 저에게 꿈과 희망을 주었어요. 너무 조급하게 굴지 말라고요. 언젠가 때가 되면 나을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면서 오히려 저보다 아이를 편안하게 해주면서 꾸준하게 운동도 시키고 목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아이 안고서 산에도 데리고 가고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었어요
.

주변에 장애인 엄마들 이야기 들으면 남편이 싫어해서 너무 힘들다고 하는데 저는 오히려 남편이 동생도 보려고 하고 혜준이에게 정성을 쏟는 것을 때면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해요

Q. 우리나라 장애아에 대한 권익이나, 재활 시설, 정부의 보조 등은 어떻습니까?

장애아에 대한 권익이나 재활 시설 정부 보조는 어느 나라에 비해 월등히 낮은 같아요
.  예전에 비하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막상 몸으로 느끼는 것은 터무니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사회에 대한 참여나 재활 시설 모두가 정말 장애인을 위한 것은 거의 없고 탁상공론에 의한 행정뿐인 것이 한둘이 아니에요. 장애인 의료보장기구 보조금만 해도 정작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혜택이 돌아가지가 않아요
.

일부 특수층에 한해서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하지만 장애인용품은 턱없이 비싸답니다. 장애인용품에 대한 사회보조가 전혀 없으니, 생산 회사에서도 손해를 없고, 그러니 가격이 높아지고, 가격이 모두 장애인들이 부담해야 몫이 되는 거지요
.

재활시설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저희가 시골로 이사를 갔다 오면서 장애인 복지관에 물리치료를 신청했는데, 1년이 되도록 기다리라고 통보하고는 아직도 소식이 없어요. 물리치료사가 부족하다보니 시간이 모자라서 이러한 일이 비일비재하답니다
.

Q. 사회의 잘못된 시선 때문에 힘드셨던 적은 없으셨나요? 가슴 아팠던 기억 같은 것은 없으신가요?

오히려 남들은 안됐다고 하든 흉을 보든 돌아서면 그만이지만, 친척들은 마음이 다르더라고요. 이런 아이는 얼마 사니 힘들게 만들지 말라는 말을 들었을 , 또는 행사가 있어서 가려고 하면 남들에게 구경시킬 있느냐는 이런 소릴 들을 때에는 정말 속상하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처음에는 한두 찾아오다가 발걸음조차 끊을 때에는 정말 남보다도 못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으니까 웬만한 소리는 그냥 넘기곤 한답니다. 일일이 신경 쓰다 보면 마음상하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에요
.

Q. 그래도 가끔은 주위의 도움이나 따뜻한 마음 때문에 힘이 나신 적도 있을 텐데요. 그런 경험 있으신가요?

너무 많아요. 장애인에 대한 시선이 전보다는 많이 좋아졌어요. 그리고 과학의 발달로 모든 것이 편리해졌지만, 자동차 사고로 인해서 2 장애를 안고 살아가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러다 보니 사회에 대한 시선도 많이 달라졌어요
.

우선 따가운 시선이 많이 부드러워졌다는 것이 첫째랍니다. 그리고 아이가 항상 울어 안고만 살던 저에게 음식을 한다는 것은 정말 엄두도 내지 못하는 일이었어요. 그래서 아이가 낮잠 김치도 담고 그랬는데, 지난 여름부터 김치를 담아다 주시는 분이 계시답니다. 정말 무어라고 감사를 드려야할지 모르겠어요
.

그분도 넉넉하지 못한 형편인데 저의 힘든 사정을 아시고는 김치를 담아다 주신답니다. 그리고 물질적으로 무엇을 해준다거나 도움을 주어서만이 아니라 따뜻한 한마디, 항상 아기를 위해서 기도한다는 분들의 말씀이 저에게는 힘이 된답니다
.

Q. 장애아를 가진 부모들의 자발적인 단체는 없나요? 예를 들면, 소아 백혈병을 앓고 있는 아이를 가진 부모님들은 협회를 결성해서 활발히 활동하고 계시는 걸로 아는데요.

글쎄요. 다른 단체들은 그래도 활성화가 되어가고 있는 같은데 유독 뇌성마비장애인들 단체는 없는 같아요. 지난번 MBC '칭찬합시다' 방영되었던 뇌성마비장애인 부모 4명이 모여서 만든 단체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어요
.

그런데 워낙에 뇌성마비장애인들은 몸이 부자유스럽고 저의 아기 같은 경우는 아무 것도 모르고 움직이기조차 어려우니 단체에 든다는 것조차 엄두가 거예요
.

그런데 요즘은 생각이 달라졌어요. 오히려 자꾸 다니면서 아이에게 적응을 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느 정도 목이라도 가누고 엎드려 기어다니기라도 한다면 저라도 나서고 싶은데, 아직도 우는 시간이 많고 전혀 움직이지를 못하니 남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아직은 관망하는 자세입니다
.

Q. 장애아를 기르는 어머니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A 저도 처음에는 내 아이가 장애아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를 못하고 울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현실은 냉철하다는 것이다. 본인 스스로가 비참하게 생각하면 한없이 비참해지는 것이고 당당한 삶을 산다면 하나도 거리낄 것이 없지요.

남들보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힘들고 고달픈 것은 사실이지요. 하지만 어느 누구의 잘못을 떠나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삶을 긍정적으로 살아간다면 지금의 삶보다는 훨씬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겁니다. 물론 내 자신이 장애인이라면 좌절과 고통 속에 살아가는 사람도 있지만 장애를 극복하고 (받아들이고)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지요.

그러나 부모 입장에서 자식이 장애를 갖고 살아야 한다면 그 심정은 본인이 장애라는 것 못지 않게 고통스럽지요. 그러나 부모가 좌절과 고통 속에 살아간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답니다. 좀더 당당히 자신 있게 자신의 삶을 살아갈 때 아이에게도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해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나 희망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아이에게 수침을 놓아주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고, 또 예전부터 봉사활동도 해왔고 해서 시간이 조금만 허락된다면 다시 봉사활동도 하고, 또 인터넷상에 대체의학 관련 자료도 올리고, 혜준이처럼 아픈 사람 또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정말로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어서 열심히 자료수집하고 공부도 하고 있습니다.

A 지금은 좀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금전적으로 여유가 생긴다면 남편과 아이를 데리고 세계여행을 하기로 남편과 약속을 했어요. 남들에 비해 아직 세상이라는 것을 접하지는 못했지만 좀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어서 계획을 잡았어요. 그것이 언제 실현될지는 모르지만 그날이 빨리 왔으면 합니다.

남편이 아파서 회사를 그만두면서 6개월 동안 아이를 데리고 전국 일주를 했답니다. 그러면서 아이도 많이 좋아졌고요. 또 집에 있을 때에는 많이 우는데 나가면 울지도 않고 몇 시간씩 차를 타고 달려도 멀미 한번 안 한답니다.

그리고 제가 동호회에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어느 소설가분이 보시고 답변을 해주셨어요. 글쓰는 것을 도와주시겠다며 제게 용기를 주셨답니다.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겪었던 일들과 시행착오, 울면서 보냈던 세월 등등 글을 쓰려고 합니다. 얼마 전에는 아름다운 삶을 위하여라는 글을 써서 월간지에 실린 적도 있고요.


Q10. 마지막으로, 아줌마닷컴의 회원이신 아줌마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 있으면 해주세요.

아줌마라는 단어가 우리나라밖에는 없다지요. 그러니 당연히 아줌마닷컴도 세계 유일한 곳이네요. 이 유일한 사이트에 회원이라니 정말 축복받은 거나 다름없네요.

이런 아줌마닷컴이 세계 제일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 아줌마들이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지요. 열심히 들어와서 좋은 글도 많이 올리고 자주 찾아와서 살아가는 이야기 삶의 무게를 잴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겠지요.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아줌마들의 힘이 세다는 것을 세계에 알리는데 커다란 구심점이 됐으면 합니다. 아줌마 화이팅!!!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아줌마닷컴에도 장애아를 가진 어머니 모임 아지트가 있는데, 부디 황보희님의 생각대로 우리 나라 모든 장애아와 그 가족이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정당한 몫을 차지할 수 있게 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