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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사이버작가 에세이방에 따뜻한 글과 예쁜 그림으로 우리맘을 훈훈하게 만들어주는 남상순 아줌마


BY 아줌마닷컴 2000-11-23

사이버작가의 생활에세이 쓰는 방에  따뜻한 글과 함께 그림으로 우리를 놀라게 했던 한 사 람이 있다. 

그녀의 이름은 남상순... 
 
 
남상순 아줌마의 글에서는 고향집의 어머니 품 같은 편안함이 느껴지고, 그녀의 삶이 베어 나온다..  남상순 아줌마는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들어봤다.. 

 


Q. 남상순님 안녕하세요.. 남상순님께서는 자꾸만 자칭 할머니라고 하시는데 저희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거든요.. 남상순님에 대해서 소개해 주세요.  

A. 결혼은 1970년 11월 28일 했으니까 아줌마경력이 올해로 31년째로군요.  나이는 45년생 해방동이니까... 우리나이로 56세구요.  
현재 살고 있는 곳은 인천광역시 남동구 간석동에 살고 있어요... 전공은 신학을 했구요..  
첫 손녀가 지금 생후 4개월이니까 분명히 할머니입니다. 이 정도면 누가 뭐래도 할머니죠?? 호호호.. 

 
Q. 가족분들 소개도 해 주세요...  

A. 남편은 인천청암교회 담임목사이고, 딸은 인천의 초등학교 영어전담교사에요.
아들은 5월 3일에 해병대에 입대하여 훈련 중에 있고, 며느리는 아줌마 동창생으로 지금은 열심히 살림하면서 생후 4개월된 딸을 키우고 있어요
 
 
Q. 남편분과 연애시절 얘기 좀 해주세요.   

A. 처음 만난 건 68년 7월 17일 영종도에 있는 보육원에서총무로 일할 때였어요. 내 친구가 보육원에 놀러왔었는데, 두 커플이 어울려 왔더군요. 그 때 그이를 처음 만났는데 커플로 보였으니까 당연히 관심이 없었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친구커플만 연인이었고, 나머지 둘은 그 사람들의 친구들로
전혀 상관없는 사이였던 거였어요. 그날 영종도 바닷가에서 느닷없이 
그 사람이 물었어요. "수영해도 됩니까?" 당연히 바다니까 "예" 했죠.
순간 훌렁훌렁 옷을 벗더니 팬티바람에 물에 뛰어들더군요. 놀랬죠. 약간은 무례한 사람으로 보였구요. 그 무례한 사람이 남편이 되었습니다. 호호호…  
 
연애는 만 4년정도 했고요.
그 당시 신학대학에선 남녀가 연애를 하면 퇴학을 당했기 때문에 몰래
연애하느라 짐땀 뺐지요. 내가 2년 먼저 졸업했는데 졸업사진 찍을 때 
둘이 연애하는 것이 들통이 났죠. 졸업후 2년 더 연애했는데 그때 나는
직장생활을 했고 남편은 학생이었죠. 물론 남편이두살 위였지만, 
내가 대학은 2년 선배라고 늘 맞먹자고 해요. 호호호 

 

Q. 남상순님의 글을 읽으면 시골 고향집 같은 편안함이 느껴져요.. 글은 언제부터 쓰기 시작하신건가요? 그리고 글은 주로 언제 쓰신 거예요? 

A. 어려서부터 글쓰기를 좋아했어요. 일기를 쓰는 마음으로 글을 쓰는데, 시간을 정해 놓고 쓰는건 아니고 생각날 때마다 씁니다. 글이 편안하고 고향집 같다는 평가는 아마추어 냄새가 퐁퐁 난다는 말씀일 겁니다. 
왜냐하면 표현을 잘 할 줄 모르니까요.. 그저 사건에 대해 꾸밀 재간이 없거든요? 있는 그대로 쓰니까 담백한 맛이 느껴지는 거겠죠? 글쓰는 법은 전혀 배운 적이 없어요. 최근에 하도 답답해서 수필창작교실에 등록을 하고 6개월째 배우고 있는 중인데 정말 그간 무식해서 용감했다는 말을 실감합니다. 
글 한편에는 인간의 전 삶이 농축되어 묻어난다는 사실과 창작은 진통을 수반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거든요.. 
막상 글이 뭔지를 조금 배워서 눈을 뜨니 글을 더 못쓰겠어요. 두렵고 부끄럽네요. 

 
Q. 실례되는 질문인지 모르겠지만, 남상순님의 하루 일과를 말씀해 주세요.  

A. 하루일과는 새벽 4시부터 시작되요. 새벽기도회가 4시 50분부터 있거든요. 교회일은 일군들이 많아져서 교회개척 초기보다는 제가 하는 일은 적어진 듯 하지만 꼭 남편과 동행해야
하는 자리가 있고 사모로서 상담을 해야할 때가 있어요. 수시로 일이 발생하므로 항상 비상대기조랍니다.
대학의 강의준비도 하고 때로 설교준비도 하고 교회교육자료도 준비하고 글도 쓰고 늘 시간이 모자라요.
가정일은 며느리와 함께 직접 살림을 하고 틈틈히 조각시간을 이용해서 홈페이지 관리하고 인터넷을 여행합니다. 하는 일 없이 바쁘고, 오라는데 없이 갈데는 많고, 늘 분주하게 사는데 익숙해 있어요. 
너무 바빠서 늙을 시간도 없는데 왜 흰머리와 주름은 생기는 건지 모르겠네요... 호호호 
 
Q. 그럼 혹시 취미활동하고 계시는 것이 있는지요? 

A. 취미활동은 인터넷을 누비고 다니는 것과 글쓰는 것입니다. 어쩌다 노래방가서 친구들과 신나게 노래할 때도 있었는데 요즘은 노래방도 시들해졌어요. 특별한 취미가 없다는 말이 정답일 겁니다. 

 

Q. 그럼 남상순님은 생활하시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시는지 궁금하네요..  

A. 교회일이 많긴 하지만 그것으로 받는 스트레스는 의외로 적어요. 
인간관계에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을 늘 마음에 두고 있기 때문인가 봐요. 
가장 스트레스 받는 것은 자잘구레한 가정 일들이 밀렸을 때 무척 스트레스 받습니다.
24시간을 일해도 드러나지 않는 것이 가정사이면서도 게으름 피우면 틀림없이 불편하고 괴로운게 가정사니까요. 마늘생강까기, 파다듬기, 설거지하기, 다림질, 청소하기 등 이런 일들 자체가 너무나 내게는 힘들고 짜증나요.더구나 매끼 반찬을 하는 일이나 밑반찬을 장만해두는 일이 너무 힘들어요. 
스트레스 푸는 나만의 방법은 이불을 푹 뒤집어 쓰고 자는 거에요. 
외부와의 단절된 상태에서 하루종일 자면 정신이 산뜻해지고 새로운 기분이 되요. 간단한 방법이죠? 

 

Q. 제가 보기에는 남상순님은 시어머니로서 높은 점수를 
드리고 싶거든요.. 혹시 며느리와의 갈등은 없으신가요?  

A. 며느리와 갈등은 아직 없어요. 한집에 산지 겨우 2년도 밖에 안 된걸요.  3년은 살아봐야 서로 허물들을 알게 되고 미운정 고운정이 든다는데 아직 3년이 안되었으니 이렇다할 갈등을 경험해보지 못했어요. 
그저 배 안아프고 낳은 막내딸 하나 생겨서 신납니다

 

Q. 인터넷은 어떤 계기로 배우셨는지 궁금해요.. 

A. 아들이 채팅을 하느라 밤늦도록 잠을 안자더라구요. 아들 건강이 걱정되어 어깨너머로 들여다 보다가 컴퓨터를 하게 되었어요. 그러니까 통신으로 컴퓨터를 시작한 것이지요. 당시 타자는 조금 치는 편이어서 쉽게 접근했지요. 인터넷은 케이블선을 깔면서 본격적으로 했구요. 인터넷을 시작하게 되자 곧 홈페이지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딸의 선배언니에게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리고 관리는 내가 하고 있답니다. 그러니까 홈페이지를 관리하면서 본격적으로 인터넷을 즐기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컴퓨터를 정식으로 공부한 적은 없어요. 순수하게 혼자 배웠고 수시로 모르는 것이 있을때마다 주위 사람에게 물어서 배웠기에 만년초보를 면치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답답할 때가 여전히 많습니다. 
 
Q. 혹시 그것들을 배우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느끼신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배울 때 어려웠던 건 원리를 배우지 않은 채 주먹구구식으로 방법만 배웠기 때문에 늘 자신이 없어요. 
컴퓨터를 제대로 배워야 자신감이 있을 것 같습니다. 더구나 tag 조차도 책을 보거나 배운 적이 없이 들은 풍월로 배워가려니 정말 더디고 답답하네요. 하지만 배우고 싶다는 욕구가 중요한 것 같아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열정이 줄어들지 않을 것 같네요. 물론 계속 시행착오를 통해 컴퓨터를 알아가는 것은 약간 미련한 일인 것 같고, 가능하면 잠시라도 컴퓨터 학원에 다니던지 책을 보면서 공부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책을 보아도 용어자체를 모르니까 막히면 더 이상 읽을 수가 없더군요. 
 
Q. 인터넷은 하루에 얼마나 사용하세요? 

A. 홈페이지 관리하고 기타 자료도 올리고 다른 사이트들을 돌아다니다 보면 하루에 보통 2시간 정도는 해요.. 주로 인터넷으로 홈페이지를 관리하고 글을 올리는 정도입니다. 
아직 상거래나 은행거래도 해보질 못했거든요.. 주로 교인들 상담을 하고 교회교육을 위해 인터넷을 사용합니다.
 
 
Q. 인생선배로서 아줌마들에게 한 말씀해 주세요.. 

A. 인생선배라니 부끄러워요. 먼저 났다고 자동으로 선배가 되는 것이 아닐테니까요.  삶의 뿌리는 보수적인 전통위에 굳게 세우되 삶의 방법은 가장 진보적으로 살았으면 해요. 타협할 수 없는 진리에 대해서는 확고하고 다양한 문화나 정보에 대해서는 개방적이고 과감히 적응해가는 아줌마가 좋습니다. 옳고 그름의 문제에 대해서는 칼같이 분명하고, 변하는 세상에 대해서는 예리하게 분별하여 역동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답답하고 무식하고 옹졸한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으면 산업정보시대에 왕따가 될 것입니다.  항상 소녀같은 꿈을 버리지 않고 발전의 욕구가 충천하지만, 우리만의 정신이나 자존심을 잊지않은 멋쟁이 아줌마들이면 좋겠습니다. 

 
Q. 개인적으로 바라시는 바라든지, 계획하고 계신 일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바라는 것이 있다면 자녀들이 잘 되는 거죠.
멋진 인생을 설계하고 홀로 우뚝 설 수 있는 날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계획하는 일은 엉뚱한 추상적인 대답이지만 좋은 부모, 신실한 기독교인이 되는 것이 전부에요. 매일 사소한 듯한 일들에 최선을 다하며 살기위해 매일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면서 살아요. 

 

스스로를 할머니라 부르지만, 20대처럼 생활하고 있는 남상순 아줌마. 
바쁜 생활 가운데서도 배우려는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며 생활하는 아줌마의 모습에서 또 한명의 당당한 아줌마를 느낄 수 있었다.. 남상순 아줌마의 올해 바람들이 다 이루어지길 기원합니다..

지금 이순간도 또 뭔가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있는 수많은 아줌마들을 위하여
- 대한민국 아줌마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