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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새벽이슬처럼 나타난 토크토크 지킴이 이슬이 오영선 아줌마


BY 아줌마닷컴 2000-11-23

왕아줌마 채팅 인터뷰 --아줌마닷컴 왕아줌마 6명이 모였다.
 
어느 틈엔가 아줌마닷컴 토크토크에 이슬처럼 살포시 나타난 왕아줌마, 이슬이.

 

많은 회원들이 이슬이가 누구일까 궁금해하던 참에, 몇몇 회원들이 이슬이님을 왕아줌마에 추천하는 글이 토크토크 게시판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슬이, 그 사람이 알고 싶다!' 짜잔~ 쿵야!

그래서 아줌마닷컴 회원들의 지원을 받아 국내 인터뷰 사상 최초로 채팅 인터뷰가 이루어졌다.

 

9월 27일 오전 10시부터 한 시간 동안 이루어진 채팅 인터뷰에서, 그러나 우리는 이슬이님의 정체(?)를 밝히는 데 실패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의도된 실패였다.

왜냐하면, 이슬이님 자신이 그냥 이슬같은 존재로, 아줌마닷컴 회원들의 가슴에 남모르게 살며시 스며드는 존재로 머물러 있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역시 아이디에 걸맞는 이슬이 왕아줌마였다.

 

이번 챗인터뷰에 참여한 회원은, '친구친구' 아지트 방장 사라벨, '독서클럽' 방장 scarlet, '삼행시' 방장 myheart, 이슬이 인터뷰를 적극 추천한 흙장미, 그리고 sunshine 등 모두 5명이었다.

아줌마닷컴 수다천국에 마련된 수다방에 6명의 왕아줌마들이 모여, 아줌마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푸근한 채팅 분위기를 만끽하며 채팅 인터뷰를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이슬이
(34살)님은 부평에 살면서 부군과 함께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9살 딸, 5살 아들을 키우면서 정신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는 중에도
아줌마닷컴 토크토크 게시판에 열성적으로 답변 글을 올려주는
따뜻한 마음의 왕아줌마랍니다.

 

진행자 : 여러분 안녕하세요? 편안한 맘으로 시작해 볼까요?

흙장미 : 만나 뵙고 싶었습니다.
사라벨 : 안녕하세요?
myheart :오늘 주인공이 되신 소감이 어떠세요?
이슬이 : 쑥쓰럽네요. 어색하구 당황스러워요.  
scarlet : 부럽네요. 이슬이님. 호호호!  
sunshine : 아뒤가 넘 이쁘네여...  
myheart : 모두 이쁜 이름만 모였네. 오늘...  

scarlet : 전 이슬이님이 연세(?)가 많으신 줄 알았어요.
              왜냐하면 그렇게 포용력 있는 답변을 올리시는 거 보면....
sunshine : 결혼한지 얼마나 되셨어요?
이슬이 : 12년됐어요.
myheart : 남편께서 이슬이님의 활약을 아시나요?  
이슬이 : 아니요. 활약일 것도 없는데...
myheart : 그럼 주로 남편이 안 계시는 낮에 답변 글을 올리시나 봐요.  
이슬이 : 아니요. 새벽이나 아침에 올려요.
흙장미 : 새벽? 헉.... 대단하심돠.
사라벨 : 잉? 잠이 없나 봐요.
scarlet : 음... 나랑 비교된다.
이슬이 : 일 끝나고 오면 새벽 4, 5시쯤 되거든요.
sunshine : 일하세요? 무슨 일이요?  
이슬이 : 동대문에서 장사해요.  
myheart : 아, 그러세요?  
sunshine : 힘드시겠네요.
사라벨 : 그럼 이슬이님 지금 자야 할 시간이네요.
myheart : 마구마구 졸리시겠네요.
이슬이 : 괜찮아요.

scarlet : 인터넷은 어떻게 알게 되셨어요?  
이슬이 : 혼자 책 보고 배웠어요. 그래서 잘 못해요. 겨우 글 올리는 것밖에는 할 줄 몰라요. 제가 책 보는 걸 좋아하거든요.  
myheart: 책 보고 컴퓨터 배우기가 엄청 어려운데.
흙장미 : 그럼 인터넷은 언제부터 하셨어요?  
이슬이 : 7개월쯤 됐어요.  
scarlet : 아줌마닷컴에는 언제부터 오셨어요? 전 어린이날...ㅋㅋㅋ  
이슬이 : 아줌마는 4월쯤에요.

사라벨 : 전 이슬이님이 종교가 있는지 알고파요.  
이슬이 : 종교는 없어요.  
사라벨 : 글을 보면 각별히 건강을 챙기는 글이 많던데...  
흙장미 : 건강에 얽힌 무슨 이야기라도?  
이슬이 : 제가 결혼 초에 많이 아팠답니다.
             울 남편이 부인을 잘못 골랐다고 구박이 엄청 심했었지요. 호호호!
scarlet :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증말 마자여.  

사라벨 : 조회수가 200명이 넘어도 누구 하나 답변글이 없을 때 이슬님이 답하셔서 정말 좋더라.
이슬이 : 부끄럽네요.  
사라벨 : 일일이 답변해 준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에요.  
흙장미 :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이슬이 : 전 그저 누군가 자기 글에 답 달아주면 기쁠 것 같아서요.
sunshine : 정말 속내가 깊으신 분이네요.
                 어떤 계기로 답변 글들을 올리시게 되셨나요?  
이슬이 : 제가 처음에 글 올렸는데 누군가 답을 주셨더라구요. 그게 넘 감사했어요. 그 이후로 종종 답변을 올렸죠.

myheart : 그럼, 이슬이님은 속상한 일이 있을 때 어떻게 푸세요?  
이슬이 : 전 속상하면 남편과 술을 마시면서 이야기를 많이 해요.  
myheart : 남편과 술이라...하하! 사이가 엄청 좋으신가 보네요.
사라벨 : 저희랑 비슷하네요.
이슬이 : 화나거나 속상한 일 모두 다 얘기해요. 그리고 함께 일하니까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서 얘기할 기회가 많아요.
흙장미 : 항상 함께 있으면 가끔은 떨어져 있고 싶지 않으신가요?
sunshine : 음... 장점보다 단점이 많을 것 같네요.
이슬이 : 전 장점이 더 많은 것 같아요. 호호!
             하지만 가끔 혼자 있구 싶을 땐 꾀병 내서 일하러 안 나가요. ㅎㅎ

흙장미 : 여행 자주 하세요?
이슬이 : 주말마다 여행 다녀요. 둘 다 방랑벽이 중증이거든요.   
myheart : 제일 자주 가는 여행지가 있다면?  
이슬이 : 휴양림을 주로 많이 가구요, 서해안을 자주 가요.  
사라벨 : 그럼 등산?  
이슬이 : 등산은 아니구요, 그저 산속에서 쉬었다 오는 거예요.
sunshine : 컴퓨터나 여행 외에 즐기는 취미가 있으세요?
이슬이 : 여행, 컴퓨터, 독서, 이야기 듣는 것... 이게 제 취미 생활이에요.
사라벨 : 그런데 잠이 부족하시지는 않나요?
이슬이 : 잠이 별루 없는 것 같아요.
scarlet : 잠이 없는 것도 경쟁력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전 잠이 많거든요.

myheart : 이슬이라는 이름을 지으신 동기는?  
이슬이 : 포켓몬 아시죠? 여자 주인공 이름이 이슬이예요. 제가 포켓몬 팬이거든요.  
모두들 : 아하~~~
myheart : 음...드뎌 이슬이...이름에 대한 궁금증이 풀렸당.  
흙장미 : 이슬이말고 학창 시절 별명은?  
이슬이 : 비실이.  
scarlet : 하하하하! 마르셨군요?  
이슬이 : 넵. 하지만 지금은 하마 수준.
sunshine : 사이즈가 어떻게?  
이슬이 : 아이 낳고 엉망이 됐어요. 빅 사이즈. 더 이상은 제 입으로 말 못 해요.

사라벨 : 이슬이님의 글에 대해 냉소하시는 분들이 계시던데 거기에 대한 느낌은?  
이슬이 : 저두 공감이 가는 글이었어요.  첨엔 당황했었는데 곰곰 생각해 보니까 절실한 분에게는 제 글이 무성의하게 들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글 올리는 것이 대단히 조심스럽더라구요. 그분의 마음을 내가 다 알지 못하니까요. 그래서 책에서 느낀 것을 바탕으로 이야기하는 편이에요.
사라벨 : 역쉬~~~
흙장미 : 참 맘이 넓으십니다  
이슬이 : 아니에요.
scarlet : 저도 다친 적 가끔 있습니다만....  안 알아주는 100 명보다 알아주는 10 명을 생각하라고 누가 절 위로하더군요.  
사라벨 : 이슬님 앞으로도 열심히 답글 올려주세요.
scarlet : 그래요. 세상은 아직도 따뜻해요.  
이슬이 : 네, 따뜻해요.
 
진행자 : 마지막으로 아줌마닷컴에 바라는 점은요?  
이슬이 : 지금처럼 많은 분들이 공유할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 되길 바랄 뿐이에요.  
진행자 : 1시간 동안 애써 주신 6분께 감사드리고요, 아줌마닷컴을 더욱 사랑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줌마닷컴은 결국 우리 아줌마들이 이끌어가는 인터넷 세상이니까요.

 

이렇게 해서 1시간에 걸린 인터뷰는 막을 내렸다.
이슬이라는 이름이 만화 주인공 이름에서 왔건, 몸이 하마이건 간에 인터넷을 통해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마음이라고 생각되는 인터뷰였다.

나 하나도 건사하기 힘든 세상에 남에게 간단한 말일 망정 쉽게 손을 내밀 수 없는 때에 소박한 마음하나 놓아두는 이슬이님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고 생각하면서 인터뷰를 마쳤다.


 

흙장미(44살)님은 신문에서 기사를 보고 우리 아줌마닷컴에 들어오셨는데 아직 마땅한 아지트를 찾지 못해 '토크토크'에만 주로 머무르신다고 하네요.
요번 이슬이님과의 챗인터뷰를 적극 후원해 주신 흙장미님은 '우리네 아줌마들이여! 글로써 우리의 억눌린 감정을 풀어버립시다.
야하고, 자극적이고, 적나라하게 솔직하게 때로는 픽션을 섞어가면서 글을 쓰고 나면 조금은 시원해집니다'라고 당당하게 외치는 아름다운 아줌마 회원입니다.


scarlet
(35살)님은, 부산에 살면서 두 아이를 기르는 맹렬 독서 아줌마입니다.
아지트, '독서클럽'을 이끌어 가는 이지적인 짱이지요.
scarlet님이 쓴 독후감 중 일부를 읽어보시겠어요?

'내 짝꿍 최영대'
아름다운 책입니다. 저 이 책 읽고 울 뻔했어요.
제 아가들은 내용도 모르면서 그림이 끌리는지 자꾸만 그 책을 들고 와서 읽어달라고 하더군요. 물론 각색해서 짧게 읽어주지만요.
아름다운 글. 그리고 아름다운 수채화.
영대가 종잇장처럼 얼굴을 구기면서 우는 그림도 있는데, 작은 아가는 자꾸만 그 면을 펼치면서 "오빠가 잉~~~한다." 그래요.
왕따당하는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실은 저 자신도 가끔 왕따라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만.
아, 동화에서는 소년은 감동적으로 친구를 얻습니다.
현실은... 동화 같을까? 아님, 동화보다 더 아름다울까? 아님, 이것도 저것도 아니고 그냥 아무렇지도 않을 뿐일까? 잘 모르겠네요.

 

myheart(35살)님은 '딸 둘보다 더 어리게 살기'를 지향하는 아줌마닷컴의 터줏대감으로 잘 나가는 아지트 '삼행시'의 폭군 방장입니다.

(매일매일 횐들에게 숙제를 내주고, 숙제를 안 하면 죽음!인 무지무지 간 큰 방장이라는군요.)



사라벨
(34살)님은 '친구친구' 아지트의 상냥한 방장입니다.

'com친구 우정이여 영원하라!'를 외치는 '친구친구'의 대문에 이런 말이 적혀 있군요.
'어디서 나는 말을 잊은 사람을 찾을 수 있을까? 그러한 사람이 있다면 더불어 이야기를 나누련만...' 



sunshine(31살)님은 '사이버작가' 방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감성 만점 아줌마입니다.

시인 되기 (sunshine)
모든 사물에 의미를 부여하고
모든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고
끊임없이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끊임없이 끄적거리고 또 끄적거리고
이러면 예비 시인이라도 될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