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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국경을 넘어 따뜻한 고향처럼 품어준 모성애


BY 아줌마닷컴 2012-04-12


채송화, 봉숭아, 나팔꽃, 맨드라미….

어릴 적 마당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던 텃밭에는 어느 집이건 알록달록 때 맞춰 피워주던 예쁜 꽃들이 있었답니다.

 채송화도~봉숭아도~한창입니다~~’라며 목청껏 노래 부르던 기억도 아련하네요.

어린 시절 우리와 함께 자란 너무나 친근했던 이 꽃들의 고향이 제각기 남미, 동남아시아, 인도라는 것을 아시나요?

 

고향이 어디면 어떻습니까?

모두 아우러져 우리의 가슴속에서 활짝 피어 행복을 키워주면 되지요.

여기, 고향이 다른 딸을 가슴으로 품어오신 분 안진서님을 소개하려 합니다.

한국인 어머니와 방글라데시가 고향인 큰딸

안진서님의 알콩달콩 세 딸과 가꿔가는 알록달록 꽃밭은 얼마나 예쁠까요^^

 

 

안녕하세요? 안진서님^^

만나 뵙고 싶었습니다~ 인터뷰에 승낙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Q 먼저 가족소개를 부탁 드려도 될까요?

 

A 딸셋. 다자녀이자 다문화인 우리 가족은 자상한 아빠, 유쾌한 엄마, 명랑한 큰딸 박조안나, 언제나 똑같이 조금씩 다른 쌍둥이 박이루안, 박이지안 이렇게 다섯명입니다.

 

Q 입양을 하시게 된 이유나, 특별히 해외입양을 결정하신 계기가 있으셨는지요?

 

A 결혼 전 약속하였습니다.  우리 아이가 생기더라도 입양하자고요.  결혼 후 4년 동안 아이가 생기지 않아 결혼할 때 약속한 입양을 진행하게 되었죠.  때마침 교회 목사님과 입양에 관해 대화 중 2년 전 다녀오신 방글라데시 아이 조안나를 소개받게 된 것입니다.

 

Q 입양을 결정하시고, 남편 분이나 주변의 반응은 어떠셨을까요?

물론 주변의 시선에 대해 마음 고생도 있으셨을 듯 한데, 어떤 마인드로 극복을 하셨는지도

말씀해주세요.

 

A 남편과 저는 편안하게 한뜻이었습니다.  부부중 누구하나 반대를 한다면 입양을 할 수가 없죠.  가족의 반대는 이루말할 수 없이 심했습니다. ㅋㅋㅋ 속상했지만 그러려니 했죠.

 

Q 동생들이나 친구들과는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네요. 지난 포토공모전에 사진을 올려주셨는데, 너무나 밝고, 행복해 보여서 부럽더라구요^^

해외입양이라면 언어소통이 더욱 쉽지 않으셨을텐테요. 어떠셨나요?

 

A .. 조안나는 한국말을 하나도 모르는 상태에서 왔습니다.  그때가 임신 중 이었기 때문에 하루 종일 조안나와 쉬운 한국말로 대화했죠.  ㅎㅎ 급하게 의사 소통해야 하는 것은 쉬운 영어와 한/방글라데시 사전을 보면서 했고요.  서로 답답했지만, 조안나가 언어적 감각이 좋아서 3개월 정도 되니까 의사소통이 되더라구요.

 

Q옛말에 부잣집 보다 아이 있는 집에서 웃음소리 난다라고 어르신들인 말씀하셨는데^^아이를 키우시면서 보람 있었던 일이나 에피소드가 있으셨다면 살짝 알려주세요~

 

A 저희 집은 매일매일 깔깔깔입니다.  하루에도 수 십 번씩 안고, 사랑해 하고, 뽀뽀하고.. 제가 스킨십을 좋아하는데, 조안나도 저를 닮아가더라구요.  ㅎㅎ 며칠전엔 이루안이 뿌자자고라고 말하는데, 도대체 그게 무슨말인지 알 수가 있어야지요.  아빠, 엄마, 큰딸이 머리 맞대고 뿌자자고가 뭔지 고민하다가 한참을 웃었네요.

 

 


  

Q 아이의 장래희망은 무엇일까요? 그 꿈을 위해 부모님께서 도와주시는 부분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이며, 부모님의 아이에 대해 어떤 기대를 가지고 계시다면요?

 

A 조안나의 장래 희망은 연예인, 그리고 외교관 입니다.  특히 아이돌 가수 노래 따라 들으며, 춤 따라 하는 것을 너무 좋아합니다.  춤추는 감각도 남다르고요.  얼마 전엔 외교통상부 견학을 다녀왔고, 며칠 후엔 노르웨이 대사관을 방문합니다.  가능하면 더 넓고 더 다양한 세계를 경험시키고 싶어 여기저기 많이 다니는 편입니다.

 

Q 아이들의 이름이 언덕 안()자를 넣은 한국이름인데요. 너무 독특하고 예쁘네요~

어느 분이 지어주셨나요? 특별히 언덕 안()을 넣은 이유가 있을까요?

 

A 엄마의 성이 입니다.  ^^ 방글라데시에서 불리워지던 조안나의 이름은 원래 조한나였습니다.   그런데 엄마가 욕심(?)내어 조안나로 바꾼거죠.  큰아이 이름이 세글자니 쌍둥이 이름도 세글자로 짓자고 남편과 상의를 했고 OO 이렇게 이름 지으려니 예쁜 이름 짓기가 어려워 쌍둥이는 끝에 을 넣은거죠.  엄마의 안은 평안 안()자 이지만, 아이들 존재를 어떤 의미 있는 사물로 표현하고 싶어 언덕 안()자를 사용하였습니다.

 

Q 너무나 깜찍한 쌍둥이 여동생들이 있으세요~ 너무나 이쁜데,,,언니하고는 잘 지내나요?

아이들이 엄마가 해주시는 음식 중에 어떤 음식을 가장 좋아하나요?

 

A ㅎㅎ네.. 아침에 일어나면 언니방부터 가서 ? 언니 없네합니다.  조안나도 동생들 너무 예뻐하고요.  학교에 가서도 생각난다고 하네요 (아빠, 엄마는 생각안난데요.. ㅎㅎ)

달걀찜.  갈비 .. 다 잘 먹어요. ^^

 

 

Q 우리나라의 입양문화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요? 한국의 입양문화에 대한 문제점이나, 지향해야 할 점들이 있다면 어떤 부분이 있을까요?

 

A 동양의 나라 중 유일하게 수수료를(천 만원 가량) 받아 챙기고 아이를 수출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라고 합니다.  나라의 부강함에 비례해 너무나 많은 아이들이 수출되고 있죠.  안타깝습니다.  출산률도 세계 꼴찌인 대한민국 정부 차원에서 정신 차리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식도 바뀌어야겠죠.  얼마 전 SBS 힐링캠프라는 프로그램에서 차인표씨가 나와 입양에 대해, 국제 구호에 대해 많은 얘기를 했는데, 참 가슴에 와 닿더군요.  그 후 컴패션이라는 국제 구호단체 후원자들이 엄청나게 늘었다고 합니다.  입양도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희는 한국아이 입양하려다가, 특별한 계기로 외국 아이를 입양했지만, 내년에 한국아이 한 명 더 입양할 계획으로 기도하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입양에 대한 편견을 달리할 수 있는 행복한 모범 가정이 저희 삶의 가치관입니다.

 

Q 아이가 사춘기 시절은 어떻게 겪었는지요? 엄마와 대화는 얼마나 하는 편이신가요?

 

A 조안나는 사춘기가 빨리 왔습니다.  2009년 말부터 일년 정도, 거짓말 많이 했죠. ㅎㅎ 대화는 많이 합니다.  학교에 다녀와서 간식 먹으며 삼십 분 정도 수다 떨고, 공부 잠깐 하고 저녁을  두 시간씩 먹으며  네 모녀가 신나게 놉니다.

 

Q 끝으로 아이를 입양하시고자 하는 후배님들을 위해 입양 전 꼭 필요한 것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A 일단 부부가 같은 마음인 것이 중요하고요, 용기를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 아픔도, 어려움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나고보면 즐거운 고통이더군요. 그만큼 더 행복해질 것입니다.

 

 

 

안진서님의 따뜻한 가정이 귀감이 되어 입양에 대한 편견을 깨는 좋은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국적을 불문하고, 어머니의 품은 어떤 아이에게도 똑같이 안락하고, 따뜻한 고향이 될 것입니다.

엄마의 언어는 아이의 귀가 아닌 교감할 수 있는 따스한 사랑과 믿음이 아니었을까요

피부색은 달라도 부모와 자식의 연으로 맺어질 수 있었던 것은 부모로서의 큰 사랑과 가슴으로 전하는 모성애가 더욱 크고 강했기에 국적과 언어의 불편함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가슴으로 품은 조안나 역시 엄마 안진서님처럼 유쾌하고 긍정적인 한국 아줌마로 밝게 성장하길 바라며, 가족 모두 건강한 웃음이 끊이지 않길 기원합니다.

 

 

 

(인터뷰 진행 : 아줌마닷컴 남 은 주 namsunyeo@inuscom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