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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요리라면 내게 맡겨라 우이동 이정표님


BY 아줌마닷컴 2001-09-17



 

아줌마닷컴의 <홈&라이프>에 '요리이야기' 방에는 오늘도 끊임없이 '우이동 이정표님~~' 하고 SOS를 하는 새내기 주부들의 외침이 끊이지 않는다. '긴급구조요청'이라고 올린 질문에는 어김없이 '우이동 이정표'님의 답글이 올려져 있다. '저는 새내기 주부인데요, 시아버님께 뭘 해드리면 좋아하실까요?' 하고 조심스레 묻는 새댁에게 우이동 이정표님은 '시어른을 모시는 그 마음이 참 아름답군요…' 라고 하시면서 어른들이 좋아하시는 몇가지 음식의 조리법을 친절히 알려주신다.  
 
 
마치 늘 '요리이야기'방을 지키고 계신듯 이정표님의 활약은 정말 종횡무진이시다.

추석이 다가오니, 무엇보다도 새내기 주부들에게는 추석상차림이 걱정으로 다가온다. 아줌마닷컴에서는 요리 왕아줌마, 우이동 이정표님의 추석 상차림 노하우와 그 동안 궁금했던 그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우이동 이정표님, '이정표'란 이름이 본명이신가요? 어떤 분이신지 너무 궁금했어요. 

A 네, 물론이죠. 제 본명이 '이정표'이구요, 우이동에 살기 때문에 늘 제 글 밑에 '우이동 이정표'라고 쓰고 있지요. 저희 가족은 위로 시노모(媤老母, 87歲) 계시고 항상 믿음으로 버팀목이 되어주는 남편(미8군 근무)과 건강하고 바르게 성장하여 대학원에서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회사에 나가 열심히 근무하고 있는 남매를 두었답니다. 저는 1944年生(57 歲)으로 차분히 가정만을 지키며 살아온 전업주부이며 삼각산자락에서 불어오는 상큼한 바람을 못 잊어 우이동을 떠나지 못하고 20여年을 이곳에서 살고 있답니다. 아줌마닷컴 식구들을 위해 손수 만들어오신 약식, 너무 맛있겠죠?  
 


  
Q 아줌마닷컴의 '요리이야기'방에서는 '엄마 같은 분'으로 통하고 계신데요, 후배 아줌마들에게 요리에 대한 조언을 하시는 일이 귀찮지는 않으신지요?   

A 네! 제가 우리 딸아이 대학 졸업시 리포트 작성 도와주려고 컴퓨터를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작년 초엔가 우연히 아줌마닷컴을 만나게 되었지요. 왜! 우리가 좋은 느낌의 사람을 만나면 황홀한 기분이 들듯이 그런 느낌이 들었답니다..^^ 아! 그런데 제가 취미 있어 하는 요리방이 눈에 띄길래 방문 활짝 열고 들어가보니 우리 꼬맹이(애칭) 주부님들이 재료 앞에 놓고 어찌해야 하나 도움을 청하는 모습이, 이담에 우리 딸 惠昇이도 저만의 둥지를 틀고 에미 곁을 떠나서 같은 모습으로 이 에미를 찾겠지? 하는 심정에 딸아이 에게 들려 주듯 한 30여 년 가족들에게 만들어 주었던 음식들을 경험삼아?올려 드렸더니 아마 엄마 같은 느낌을 받았나 봅니다.* 그런 느낌이었다니 참으로 고맙습니다. 우리 요리방 주부님들 너무 이뻐요.
요즈음 인스턴트 식품이 많건만 그래도 한가지라도 배워서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맛있는 음식 대접하려는 그 마음이 얼마나 예쁜지 열심히 방문 열고 들어가 오늘은 어느 꼬맹이가(^^) 뭘 만들려고 하나? ~ ~ ~ 혼자 미소 짓곤 한답니다. 만들어 봤던 음식은 언제든 올려 드리지요..! 그러믄요...!! 
 
Q '요리'를 정식으로 배우시거나 관련 일에 종사하신 경험이 있으신지요? 어떻게 그렇게 요리에 해박하신지 정말 궁금합니다.  

A 아이구! 부끄럽습니다. 잘하긴요..! 전혀 밖에 나가 배운 적은 없구요. 저희 친정 모친母親께서 음식 솜씨가 좋으신데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日前에 요리방에서도 말씀 드린 적이 있읍니다만 요리를 취미 삼아 주방에서 많은 세월 속에 난타 공연을 하다 보니 가족들에게 영광된 자격증을 부여받았지 뭡니까..^ ^
 
 
Q 혹 시댁에서 맏며느리신가요? 결혼하신 후에 요리를 잘 하게 되신 어떤 계기가 있으셨는지요?  

A 네, 저는 7남매의 맏며느리입니다. 계기라고 하면 제가 시집을 오니 82歲 되시는 祖母가 계셨어요. 회사 다니며 어깨 너머로 친정 어머니께 배운 솜씨로나마 음식을 해드리면 "에미야! 참 맛나다" 하시며 행복해 하시는 조모의 모습을 보며 요것 조것 자꾸 만들다 보니 조금씩 실력이 늘은 것 같네요.  
 

Q 올 추석에는 차례를 댁에서 직접 지내시겠네요. 역시, 손수 차례상을 준비 하시겠죠?  

A 그럼요~, 한 3~4일 전부터 제 손으로 정갈하니 정성껏 만들어 조상님
을 뫼시고 나야 제 마음이 흐믓하고 참 좋아진답니다. 요즘 신세대 주부님들은 이해가 안가시겠지요? *^ ^* 
  
Q 요리 왕아줌마 이시니, 우리 새댁들에게 추석 상차림 하는 법 좀 알려주세요.  

A 어머나! 어려운 물음이시네요. 지역마다 좀 차이가 있을 건데요, 저희는 양가 모두 서울 분들이라 서울식 상차림을 말씀드릴 수 밖에 없네요. 
  
 
다른 음식들은 거의 만들어 보신거지만 육포가 생소하실텐데 제가 만드는 방법을 알려드릴께요. 올 추석엔 어려워도 한번 만들어 가족들에게 맛있는 육포를 대접해 보세요. 너무나 즐거워 하실 겁니다. 손님들 모두 흩어진 후 서방님과 마주 앉아 한잔 하시면서 피로도 푸시고요.   

Q 차례상 이외에 가족들을 위한 추석음식으로는 어떤 것이 좋을까요?  

A 저희 집은 추석이나 설 명절에는 언제나 구절판을 만든답니다. 올해는 다행히 며칠 전 봉평에 가서 100% 메밀가루를 구입하여 맛깔진 구절판 음식이 될 것 같아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요. 
 
추석 손님상에 구절판이 올라가면 최상의 대접을 받은 기분이 아닐까요? 앞 접시 가져다 놓고 메밀 전에 기호에 맞게 얹어 겨자소스 살짝 곁들여 맛을 음미 해보면 아마 그 댁의 음식솜씨 장안에 화제가 될 겁니다. *^ ^*  
 
 
Q 추석 장보기를 할 때 좀 더 알뜰하게 준비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A 우선 내 가정에 모실 수 있는 인원수에 맞추어 시장보기를 하시는데 저희는 대형슈퍼(하나로 마켓)에 가서 필요한 물건을 한꺼번에 구입하여 장바구니 여러개에 담아 오니 비닐 봉투도 절약되고 내가 알맞은 양의 무게를 달아서 구입할 수 있으니 낭비 없이 알뜰 구매가 된답니다..*
 
 
Q 추석 차례를 지내고 나면, 음식물이 많이 남아 그것도 우리 초보 주부들에게는 골치거든요. 추석 때 남은 음식을 활용한 이정표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좀 알려주세요. 
 

A 우리집 제사. 차례후 특별 메뉴가 있지요. 냄비에 곰국은 김치 송송 썰고 탕국 국물 부어 바글바글 끓거든 나물종류와 전종류 산적 잘게 썰어 얹고 보글보글 끓으면 냄비 째로 식탁으로 갑니다.
각자 앞 접시 준비하고 나박김치 하나만 있으면 한끼 성찬으로 근사해요..*
한 두끼 그렇게 먹고 나면 남은 음식이 아마 하나도 없을 껍니다..^ ^

 
Q 요리에 아직 익숙치 않은 초보 주부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릴께요.  

A 처음 부터 무엇이든지 잘하는 사람은 없다고 봅니다.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면 된다고 생각해요. 든든한 내 남편 귀여운 내 분신들인 아이들 얼마나 귀하고 이쁩니까? 식탁 앞에서 즐거워하는 모습 그려보면 자연이 정성이 깃들여진 음식을 만들게 되지요. 아내의, 엄마의 정성이 깃든 음식 만큼 맛있는 음식이 또 어디 있겠어요? 전 그렇게 생각 합니다. 
 
 
Q 아마도 아줌마닷컴의 초보 주부들은 이정표님같은 친정 엄마같은 시어머님을 무척 부러워 할 것 같은데요...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관계는 어떤 관계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전 아직 며느리를 맞이하지 못했지만, 우리 아들녀석 배필은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는지 인연이 닿아 한 가족이 된다면 정말 친구같이 맛있는 음식 나누어 만들면서 아들놈 흉도 봐가며 재미있게 지내고픈데 연(緣)이 언제나 닿으려는지… 저는 늘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라는 말을 생각하지요. 연륜이 쌓인 만큼 지혜롭게 살아가는 법도 터득하여 살아 간다면 글쎄 고부간의 큰 문제는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추석명절 때 여자들만 부엌일 하느라 고생하는, 명절 풍속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아무래도 저희 엄마 세대이시니까 저희 세대와는 조금 다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A 그래요. 저희 세대는 그저 가족들 모이는 것만 좋아서 힘든 줄도 모르고 부엌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며칠을 보내고 나면 몸살기운에 누었다 일어나곤 했지요. 그러나 지금은 시대가 다르지요. 남편과 같이 아내들도 경제 경쟁 속에 뛰어 들어 힘든 나날들을 보내는 세대들인지라 당연히 남편들도 음식 아닌 다른 힘겨운 일들을 거들어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도 요즈음엔 제사.명절 때면 남편. 시동생. 아들녀석 모두 줄 세워 힘든 일 거들게 하곤 한답니다. 세상이 바뀌면 적응하며 살아가는 법도 배워야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Q 아줌마닷컴을 찾는 후배 아줌마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A 네, 그래요! 아줌마가 됐다는 것은 성인을 의미함이니 좀더 성숙한 성인으로서 아줌마닷컴을 통해 높이 높이 발 돋음 하시길 바랍니다. 
   

Q 향후 '요리선생님' 이 되고 싶으시다던가, 아줌마닷컴의 e-칼리지에서 '요리 사이버강사' 등의 활동을 한다던가 '요리'와 관련해서 새로운 계획을 생각하신 적이 있으신지요?  

A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일은 없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은 사람이라 남 앞에 선다는 것이 두려워서 주저 되는군요.
   
Q 여자 나이 50대, 앞으로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인생의 바람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 말씀해 주세요.  

A  우리 아이들 좋은 배필 만나 예쁘게 살아가는 모습 바라보며 사는 것이 꿈이구요.. 소박한 꿈이지요.. 연세 높으신 시노모(媤老母) .친정母親 편안한 마음으로 운전연수 더 받아서 이 좋은 세상 두루 두루 구경 시켜 드리며 살아갈 수 있으면 정말 좋겠어요. 이 가을엔 실천에 옮겨볼까 합니다. 
 
 
50대의 나이에 맑고 청량한 목소리를 가지신 이정표님은 불심이 깊으신 불자이시다. 오늘도 절에 음성공양 다녀오셨다고 전화를 주셨는데 그 목소리에 너무도 깊은 사랑이 담겨있다. 30여 년을 가정에서 요리솜씨를 닦아오신 이정표님. 아마도 여느 요리 전문가 못지 않게, 우리 새댁들에게는 살아있는 요리 정보를 주시는 그 분, 우리는 이 분을 '왕 아줌마'라 부르고 싶다.  
 
  
바쁘신 중에도 기쁜 마음으로 인터뷰에 응해주신 이정표님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특히 추가로 요청 드린 '구절판 만드는 법'을 상세히 알려주셔서 또 한번 감사 드립니다.

앞으로도 우리들 곁에 늘 함께 하시는 힘있고 아름다운 아줌마가 되어주세요. 

 


우이동 이정표님의 추석 상차림


송편. 약식. 약과. 타래과. 육포,
토란탕. 갈비찜. 산적(쇠고기)
나물종류(숙주.고사리.시금치)
전종류(녹두.누름적.생선.버섯.고기)
조기구이
북어포
과일(햇과일. 복숭아는 제외)
밤.대추
나박김치 그 외 양념장  



이정표 아줌마의 육포 만들기


< 재 료 >

쇠고기(우둔살)
간장
설탕
후추
생강즙약간
참기름

< 만들기 >

① 정육점에서 쇠고기를 육포용으로 저며 온다..*
② 용기에 위의 양념을 넣고 고루 저어서 섞어 지도록 해둔다..*
③  얇게 저민 고기를 간장 양념에 한 장씩 담구었다가 넓은 쟁반을 준비하여 차곡차곡 쌓아 둔다. 양념이 서로 베도록.....!!
1-2시간 정도 재워두었던 고기를 (쟁반에 남은 양념은 다른 용기에 덜어 놓고) 베란다 혹은 옥상에 빨래걸이를 내놓고 그 위에 깨끗한 발을 얹어 고기를 하나하나 잘 펴서 말리는데 그냥 햇볕에 오래 두면 오그라드니까 1시간후 뒤집어서 구석구석 잘 펴가며 말린다
요즘 같이 날씨가 좋으면 하루만 말려도 맛있는 육포가 된다.*
④  잘 말린 육포를 한지에 담고 잣을 칼끝으로 잘게 다져 육포 위에 솔솔 뿌려준 후 차곡차곡 재워서 한지로 잘 싼 후 무거운 돌이나(벽돌이 있으면 제격) 주스 병에 물을 부어 눌러 주면 편편하니 멋진 육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