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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서울 월계동 지키는 주부방범대장 최양현 아줌마


BY 아줌마닷컴 2000-11-23

지난 7월 1일 서울 월계3동에 동네 치안을 스스로 책임지겠다고 나선 이들이 있었다. 바로 월계3동에 거주하고 있는 주부 28명이 그들이다. 비행 청소년 선도를 목표로 하고 이를 위해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에 동네 구석구석을 순찰하고 있다. 우먼캅스의 대장인 최양현 아줌마(47세)를 만나 우먼캅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 활동 상황과 계획등을 들어봤다. 
 




Q. 먼저 최양현님과 가족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제가 결혼을 좀 일찍했거든요. 결혼한지 27년 됐어요. 호호.. 가족은 남편과 1남 2녀의 자녀를 두고 있어요.. 고등학교 졸업후 얼마있다 결혼해서 사회경험은 해 본적이 없어요.. 다만 주부환경봉사단에서 재활용운동과 자연보호협회 등에서 자원봉사를 해 왔습니다.. 

 
Q. 우먼캅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   

A.사실 우먼캅스라고 정식으로 발족식을 하고 활동을 시작한 것은 얼마 안 됐지만 비공식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것은 98년 11월부터에요.. 저희 동네가 서민아파트 밀집 지역이라서 주로 자녀들이 초중고등학생이 많은 편에 속하죠.. 요즘에는 아이들이 조숙해서 그런지 사춘기가 빨리 와서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더라구요.. 그런 청소년들을 선도해 보자는 의미에서 처음에 시작하게 된 거에요.. 그러다가 좀더 체계적으로 해 봐야겠다는 생각에 7월 1일에 발족식과 함께 모자와 조끼를 맞추고 활동을 하고 있어요.. 
 
Q. 그럼 처음에는 어떤 방법으로 운영을 하셨나요? 

A.동네에서 통장을 다년간 맡았던 아줌마들 10명 정도로, 동네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사람들로 구성했었어요.. 처음에는 체계없이 자율적으로 방범 활동을 했죠.. 그때는 모자나 조끼도 없이 아이들에게 말을 걸면 반문하고 말도 안 듣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도 생각보다는 아이들이 말을 잘 들어주었어요. 
 
Q. 처음에 시작했을 때 가족들과 주위 이웃들의 반응은?  

A.남편은 주부가 집에서 살림이나 하지 밤에 밖으로 돌아다닌다고 싫어했었어요..그리고 위험한 일이 있을수도 있었기 때문에 걱정도 많이 했구요.. 이웃들은 저희가 순찰을 돌고 있다는 것을 이웃들이 몰랐기 때문에 밤에 늦게 나갔다가 돌아오면 이상하게 생각하곤 했지요.. 
 
Q. 우먼캅스의 운영방법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A.발족식을 하면서 월계3파출소에 지원을 요청했어요.. 그래서 저희가 방범을 돌 때마다 한명의 경찰관께서 동행을 해주세요.. 우먼캅스는 4,50대의 아줌마들 28명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저녁 10시에 파출소에 모여 지시를 받은 후 2개조로 나눠서 방범을 돌아요.. 
동네를 한번씩 돌면 2시간 정도가 소요됩니다.. 돌다가 모여있는 아이들을 발견하면 먼저 존대말로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건네고 말을 시작하죠.. 학생들이 돌아다니다가 불량배들한테 맞을까봐 단속하는 중인데 협조 좀 해 주겠냐고 하면 "아줌마들이 야단치면 반항심이 생길텐데,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말을 들을 수밖에 없네요" 라고 하면서 "예, 빨리 들어갈께요, 수고하세요."라고 까지 인사를 해요.. 
 
Q. 방범활동을 하신지 1년이 지난 요즘 가족들과 주위 이웃들의 반응은?   

A.경찰이 함께 동행하니까 걱정하지 않고 많이 격려해 줘요. 아이들도 화요일이나 금요일 저녁에는 설거지를 해 주면서 방범에 시간맞춰 나가도록 도와줘요. 이웃들도 요즘에는 아주 좋아하세요.. 특히 자녀키우는 엄마들이라 많이 좋아하고 관심을 표현하세요.. 
 
Q. 활동하시면서 보람을 느꼈을 때와 힘들었을 때를 말씀해 주세요. 

A.먼저 보람을 느끼는 때는 아이들이 반항하지 않고 순순히 저희 말을 잘 들어 줄 때이지요. 요즘에는 친해진 아이들도 많이 있어요.. 사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아이들에 대한 두려움이나, 과연 우리가  이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들었는데 저희가 먼저 부드럽게 행동하니까 효과가 좋더라구요. 힘들었던 적은 거의 없는데, 어쩌다 다루기 힘든 어른들을 만나면 좀 난감해요. 아이들보다는 오히려 4,50대의 어른들이 다루기가 힘들거든요. 공원에서 데이트를 하고 있길래 우범지대니  조심해야 한다고, 어서 집으로 들어가라고 하면 알아서 할테니 신경쓰지 말라고 하면서 저희를 무시해요.. 
 
Q. 청소년 선도하는데 아줌마라서 유리한 점이 있었나요? 

A.우리 자식이라고 생각하고 아이들을 대하니까 아이들도 마음의 문을 열더라구요. 저희가 활동하기 전에 경찰들이 주의를 주면 아이들이 말을 잘 안 들었다고 하더라구요.. 특히 우먼캅스 회원 모두가 이 동네에 오래 산 사람들이라서 아이들도 어렸을 적부터 보면서 자라왔기 때문에 더욱 말을 잘 듣나봐요. 그리고 이런 활동을 하면서 좋은 점은 주부들이 개인적으로 각자의 생활하느라 바쁜데, 일주일에 한번씩 만나면 반갑기도 하고 삭막한 아파트지만 오히려 정이 두터워지고 정보 교환도 할 수 있어서 좋아요.

Q. 개인적으로 바라시는 점이나 계획하고 계신 일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앞으로 우먼 캅스 운영을 잘 해서 모범적인 동네를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표에요. 매스컴을 좀 많이 탔는데 그런 만큼 더욱 열심히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칫 잘못하면 빈수레가 요란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을거 같아요.. 특히나 남모르게 후원해 주고 계신 분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우리들의 힘이 필요한 곳이라면 언제든지 봉사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네의 범죄발생율을 줄이고 밤늦게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선도하기 위해 당당하게 뭉친 아줌마들의 용기가 대단하게 느껴진다. 
 
월계동을 전국 최고의 치안 양호지대로 만들겠다는 최양현 아줌마의 바람이 하루빨리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지금 이순간도 또 뭔가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있는 수많은 아줌마들을 위하여 
대한민국 아줌마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