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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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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딸과 함께 만든 홈페이지로 교육부 주최 경연대회에서 수상한 전영희 아줌마


BY 아줌마닷컴 2000-11-23

전영희 아줌마는(44) 딸 난시와 함께 만든 홈페이지로 올해 2월 교육부 주최로 열린 홈페이지 경연대회에서 버금상을 수상하였다. 딸이 컴퓨터를 거부감없이 쉽게 배웠으면 한다는 바람에서 대회에 참여하게 되었다며 자신은 한 것이 없다고 겸손해 했다. 그러나 알고보니 PC 통신이 유행하던 96년부터 사이버 작가로 활동한 경험이 있고, 현재는 컴교사로 활약중인 실력파 아줌마이다. 아직도 배울 것이 많다는 전영희 아줌마를 만나봤다.

 

Q. 먼저 전영희님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전 결혼한지 18년째인 보통아줌마에요.. 
대학시절 史學을 전공하고 인천에 있는 여자중학교에서 5년간 국사와 세계사를 가르치다가 결혼 후 그만두고 여느 아낙처럼 집안일과2남 1녀의 자녀 양육에 힘쓰느라 개인적인 일을 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어요.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간 후에 일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죠. 물론 새로운 직장을 잡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어서 집에서 과외를 조금 했었고, 재택근무를 하면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학습지 교사를 3년정도 한 경험이 있어요. 요즘에는 컴퓨터개인지도와 강의도 하고 있어요. 가족은 친정어머님, 무뚝뚝하기로는 세상에서 으뜸가는 남편과 잘생긴 두
아들 (고2, 고1) 그리고 예쁘기로 말할 것 같으면 세상에서 제일 가는 중3인 딸(난시)이 한명 있습니다. 호호~~ 
 
Q. 얼마전에 교육부 주최 홈페이지 경연대회에서 따님과 함께 만든 홈페이지로 버금상을  수상하셨다는 말씀을 들었는데, 홈페이지를 만들게 된 계기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사실 홈페이지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에요.. 98년쯤에 저의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었었어요. 혼자서 포토샵을 조금씩 공부하면서 홈페이지 제작의 방법을 터득했었죠. 그러다가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VDT 증후군이 발생하여 컴퓨터를 잠시  멀리하던 중, 딸아이 학교 컴퓨터선생님이 홈페이지대회를 소개하면서 같이 참가해 보라고 권유를 하여 제작을 시작하였죠. 가장 큰 목적은 우리 딸이 용기를 가지고 컴퓨터를 쉽게 배우도록 해 주고 싶었어요. 이 기회에 난시의 기를 팍팍 살려주었죠..
 
Q. 그럼 따님과 어떻게 준비를 해서 홈페이지를 만들었는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A. 특별히 준비한 건 없었어요.. 저는 그간 알고 있던 홈제작 방법을 활용하였고, 딸아이는 학교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서로 협심해서 만들었던 것인데 뜻밖에 좋은 결과가 나와 기뻤습니다. 먼저 난시가 배우는 바이올린과 교과서의 詩모음을 주제로 정했습니다. 올릴 자료는 난시가 구했어요. 시는 교과서에서 구하고, 바이올린에 관한 것은 인터넷과 참고서적에서 구했어요. 그런 다음 기획은 제가 했어요. 프레임을 나누는 과정까지 제가 하고 그 다음 HTML문서들은 딸아이가  제작했죠. 제작된 HTML 문서들 중 조금 밋밋한 부분들은 제가 Microsoft vizact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물방울 무늬도 만들고 눈모양의 바람개비도 만들어 넣어 홈에 생기를 넣었어요. 프래쉬나 자바기능들을 너무 많이 사용하면 홈이 로딩되는데 너무 느리죠. 저희는 그래서 가급적 그 기능들은 쓰지 않았습니다.  이미지는 난시가 만든 것도 있고, 제가 만든 것도 있고요 …

 
Q. 그렇다면 예전에 만드신 개인 홈페이지 어떤 계기로 만드신 건가요? 

A. 97년 말부터 준비해서 98년 초에 만들었었어요. 
모 통신회사 문단작가로 활동하면서 유머꽁트들을 많이 썼었는데 그것들을 저의 공간에 모아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홈의 타이틀이 뭔줄 아세요? <사이버작가 ..아무개 홈페이지> .
호호.. 겁없이 만들었던 홈페이지인데 지금 생각해 보면 대단한 작업이었어요. 지금은 홈페이지제작 마법사가 널널하잖아요. 메모장 가지고 일일이 타자를 쳐가며 만들었으니 제가 생각해도 대견하더라구요. 그 때 알게된 40대 주부가 두 세명 있는데 한번도 얼굴은 못 봤지만 우리들끼리는 인터넷 초창기 40대 3총사들이라고 그런답니다. 호호

 
Q. 말씀을 듣다보니 컴퓨터를 꽤 능숙하게 다루시는거 같아요. 컴퓨터를 배우게 된 과정이랄까? 말씀좀 해주세요. 

A. 능숙하게 다룬다기 보다는 제가 필요한 기능들을 자유롭게 쓸수 있는 정도에요.. 컴퓨터를 처음 접한 것은 92년 XT기종이었어요.. 시청에서 하는 무료강좌를 들으며 도스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본격적으로 컴퓨터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재택근무하던 학습지 교사시절 94년부터입니다.  그 때는 단순작업이라 성적처리와 온라인전송이 사용할 줄 아는 전부였어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컴퓨터를 그렇게만 사용한다는 것이 비합리적이라고 여겨져 컴퓨터의 다른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동료 여교사 중에 젊은 교사들에게 물어가며 PC통신을 시작하였답니다. 통신하면서 글도 많이 썼고, 하드웨어나 소프트 웨어에 대해 많이 알았습니다.
PC통신을 1년 넘게 하다가 인터넷을 접하게 되었어요. 전화모뎀을 이용한 PC통신으로 시작해서 지금의 초고속통신을 이용하기까지 전화비 엄청 쏟아 부었어요. 호호...  그리고 홈페이지를 운영하다보면 포토샵을 하지 않을 수가 없더라구요. 남보다 멋진 이미지 연출을 하고픈 마음에 혼자서 책을 보며 공부하였는데 요즘은 잘 안 하니까 자꾸 잊어 버리네요. 

Q. 혼자 공부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는지요?   

A. 왜요...시행착오의 연속이죠, 단번에 되는 게 없었어요..특히 나이가 나이이니 만큼 외우면 잊어 버리고 또 외우면 잊어버리고, 그래도 또 하고...호호. 무조건 계속 외웠어요.. 잊어버리지 않으려면 머리를 자꾸 써야 되잖아요.. 그래서 안 잊어 버리려고 다른 사람들에게 개인지도도 해 주고 했답니다.. 대단한 걸 가르쳐 준건 아니고 아는 분들이 컴퓨터에 대해 물어보시면 제가 알고 있는 컴퓨터 지식을 나누어 드린거죠.. 
 

Q. 컴퓨터 지도 경력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A. 한 2년정도 가까이 계신 분들에게만 가르쳐 드리다가, 저의 지식을 제대로 활용해 봐야 겠다는 생각에 얼마전에 학원에서 교사과정을 수료하고 이번 여름부터 전문적으로 강의를 시작하게 됐어요.. 개인지도나 직장인 대상 컴맹들을 위한 강의등을 합니다. 다음 달에는 모 자동차 영업소 직원들을 상대로 출강을 합니다. 학생층은 초중고등학생, 주부, 일반, 노인 등 대상은 다양합니다. 강의 내용은 컴퓨터 전반에 관한 강의를 해요. 예를들어, 윈도우, 인터넷, 포토샵, 나모에디터 사용하기, 홈페이지 만들기, 컴퓨터 구조학, 워드프로세서등 실생활에 필요한 컴퓨터 활용들이 주된 내용들이에요. 

 
Q. PC 통신시절 작가로 활동하셨다고 했는데 주로 어떤 장르의 글을 쓰셨는지요?   

A. 저는 주로 꽁트를 썼어요. 주로 우리 나이대나 좀 더 많은 분들이 컴퓨터를 하면서, 또는 통신을  하면서 겪는 재미난 에피소드들을 유머스럽게 썼어요.. 통신의 글들은 진부하면 재미없거든요. 유머꽁트 이외에도 다량의 글들이 있는데 그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소대장과 여교사의 러브스토리>라는 제목으로 저의 연애시절 이야기가 많은 분들에게 사람들에게 좋은 느낌을 주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요즘에는 활동을 하지 않고 있어요.. 
 
Q. 통신상에서 작가 활동을 하기 전부터 문학에 관심이 있으셨나요? 

A.그런 건 아니예요. 순수문학과는 다릅니다. 통신의 특성상 긴 글은 네티즌들이 잘 안 봐요. 읽는 사람들의 심리를 적절히 자극한거죠. 그것이 때로는 감동으로 다가가기도 하구요. 종이 위에 쓰여진 글과는 분명히 느낌이 다르죠. 통신에 올려지는 글들의 흠이라고 한다면,  아~ !! 그렇구나 하고 쉽게 다가가지만 곧 잊혀지기도 한다는 겁니다. 기존의 문학과 차별화되는 모니터상의 텍스트가 갖는 특성이라고 봅니다. 
 
Q. 작가 활동을 접으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A. 활동을 접은 이유를 딱 꼬집어 말하라고 하면, 저는 아직도 정체성을 찾아 헤매는 사이버 세계의  미아라고 말하고 싶어요. 현실에서의 내가 아닌 모니터 상에 쓰여지는 글을 통한 자신의 정체성이 저를 몹시 혼란하게 했어요. 순수 문학작가들도 신인의 단계를 넘어서면 그러한 시기가 온다고 하더군요. 어쩌면 그 정체성을 찾아 이렇게 헤메는 것인지도 몰라요. 너무 형이상학적인 이야기를 했나요? 에구~ 어렵네요...

 
Q. 그렇다면 다시 글을 쓰실 계획은 없으신지요? 

A. 왜 없겠어요. 가슴 속에 그러한 욕망들로 끊임없이 타오르고 있는 걸요. 저는 왜 뒤늦게 나이 들어 이런 열정들로 몸살을 앓나 몰라요. 그러나 그 시기는 저도 모르겠어요. 
 

Q. 앞으로 계획하고 계신 일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할일이 너무 많아요.. 그동안 이것 저것 잡다하게 알고 있던 컴퓨터에 대한 지식들을 나름대로. 정리하여 보고 싶어요. 아카데미 교사연수가 많은 도움이 되었고, 자극이 되었어요.
또한 홈페이지 제작 주문이 요즘 들어 여러 건 수가 들어오고 있어요. 더욱 공부하여 프리랜서로도 활동하려 합니다. 우리 나이 또래들만이 갖는 감각으로 제가 제작했던 홈들이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향수를 불러 일으켜 좋은 반응을 보이는 걸 보았거든요


자신이 알고 있는 컴퓨터 지식을 제대로 활용해 봐야 겠다는 생각에 평범한 주부에서 강사로 변신한  전영희 아줌마.. 컴퓨터에 대한 열정만큼이나 글쓰는 작업에 대해서도 열정을 버릴 수 없다며 언젠가는 다시 글을 쓰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여줬다..  앞으로 할 일이 너무 많다면서 더욱 열심히 생활해야 겠다는 자신감에 찬 모습이 너무 좋아보였다..


지금 이순간도 또 뭔가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있는 수많은 아줌마들을 위하여          

대한민국 아줌마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