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페인

이슈토론
반도체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7개월만에 컴도사가 된 서은희 아줌마


BY 아줌마닷컴 2000-11-23

서은희 아줌마(40)는 지난해 3월 정보처리기능사 필기 시험을 시작으로 10월 말까지 7개월 동안 정보처리산업기사, 정보처리기사, 워드프로세서 1/2급까지 컴퓨터와 관련한 5개의 자격증을 땄다. 그 후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면서 겪은 경험담을 모아 올해 3월에 책까지 출간했다. 
 
가정에서는 며느리, 아내이자, 세 아이의 엄마일 뿐만 아니라 인천 박문여고의 교사로 재직하면서 값진 결과를 얻어낸 서은희 아줌마의 사는 이야기와 자격증을 준비한 과정등을 을 들어봤다.

 

Q. 안녕하세요. 먼저 서은희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리겠어요.
 
A. 올해 결혼한지 15년 되었고 나이가 40세인 아줌마에요. 
현재는 인천박문여자고등학교 가정과 교사로 재직중이고요. 
대학교를 졸업하면서 바로 이곳으로 왔으니 교직경력도 이제 17년째 접어들고 있네요. 사립학교이기 때문에 교편을 잡기 시작한 이후 전근하지 않고 줄곧 이곳에서 근무했어요.
17년이란 세월이 대단히 긴것 같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빠르게 날아가버린 것처럼 생각되네요. 

 
Q. 가족 소개도 해 주세요. 남편분은 어떤 분이신지 궁금해요.. 
 
A. 가족은 팔순이 되신 시어머님과 중2 인 큰 아들, 중1인 둘째 아들과 초등학교 4학년인 딸 그리고 저희 부부까지 6식구입니다. 요즘 식구치고는 대가족이죠. 호호.. 
남자애들이 둘이라 딸아이까지 남성화되는 경향이 있어서 집안이 약간 시끄러워요. 저로서는 전쟁을 치르는 기분이 들곤 한답니다.  
남편과는 9년간의 연애끝에 결혼까지 이르렀어요. 
남편을 처음 만난 건 고1때였어요.
저희 언니가 대학을 졸업하고 잠깐동안 집에서 아르바이트로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그 때 남편이 언니에게 공부를 배우러 저희 집에 자주 왔어요. 그 때는 언니와 남편이 사제지간으로 더 친했는데, 그러다가 저도 같이 알게 되었고요. 처음에는 친구처럼 스스럼 없이 사귀기 시작했는데 세월이 흘러 정이 들고, 사랑이 싹트면서 결혼을 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9년의 연애기간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어요.
여러가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지만 둘의 사랑으로 어려움을 극복했죠. 지금도 행복하지만 그 때가 참 좋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Q. 7개월동안 5개의 자격증을 따게 된 계기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제가 이렇게 많은 자격증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되었다고 볼 수 있어요.
무엇보다도 21세기에는 교직에서나 시대 흐름 속에서, 컴퓨터를 잘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컴퓨터를 취미삼아 하는 거 보다는 '확실하게' 잘 해보고 싶은 욕망이 있었어요 아마도 학교에서 가르치는 과목이 '가정' 과목인 것도 한 몫 했을 거예요.  가정과목의 수업시간이 줄어드는 추세이고 새로이 추가되는 과목 중에서 컴퓨터가 저에게는 . 매력적이었으니까요 그리고 더 나이가 들기 전에 뭔가 이뤄보고 싶은 나이에 대한 불안감도 작용했구요. 그런 저에게 컴퓨터는 많은 만족감을 줘요. 우선 재미있고 변화무쌍하고 또 시대적으로 꼭 필요한 필수 과목이고 또 사회적인 이슈이기도 하구요

 
Q. 5개의 자격증을 모두 단번에 합격하신 거예요? 혹시 재수하신 과목은 없나요? 호호…   

A. 한 개의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을 통과해야 되니까 모두 10번의 시험에 합격한 거지요.
처음 시험은 정보처리기능사로 1999년 3월28일 치뤄서 마지막 시험은 워드프로세서1급 실기로 1999년 10월3일에 끝났어요. 시작해서 끝낼 때까지 6개월 6일 정도가 걸린 셈이지요. 시험은 총12번을 치렀고 그 중 2번은 떨어졌어요. 한 번은 정보처리기사 필기이고 또 한번은 정보처리 산업기사 실기시험이예요. 정보처리기사시험은 약간 무모하게 치렀어요. 가장 첫 시험인 정보처리 기능사 필기시험을 치른 다음날 접수해서 15일쯤 공부해서 시험을 봤는데 확실히 기사시험은 어렵더라구요.
또 한번 떨어진 시험은 정보처리 산업기사 실기시험인데, 학원을 다니지 않고 혼자서 독학으로 한 바람에 아주 사소한 실수를 했어요. 
그로 인해 한번 떨어졌지만 그 경험으로 정보처리기사실기시험은 단번에 합격했지요. 총 12번의 시험을 치렀으니 거의 2주에 한 번꼴로 시험을 치룬셈이에요. 

 
Q. 처음에 공부를 시작해서 5개의 자격증을 따기까지 과정을 말씀해 주세요. 

A. 1998년 12월 겨울 방학하던 날, 서점에서 정보처리기능사 수험서와 워드프로세서2급 필기수험서 두 권을 사 들고 집으로 갔어요. 연말과 연초를 보내고 1999년 1월4일부터 본격적인 컴퓨터 자격증과의 씨름을 시작했어요. 처음 공부를 시작하는데 정말 머리 어지러운 이상한 용어들 때문에 힘들었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읽고 또 읽고.. 그래도 이해가 되지 않아서 다시 서점으로 달려가서 수험서를 한 권 더 사고 컴퓨터 용어사전도 사와서 공부했어요. 그렇게 시작을 해서 정보처리기능사 /워드프로세서2급/정보처리산업기사/정보처리기사/워드프로세서1급을 차례로 도전해서 정복했어요. 고 3수험생처럼 아니 어쩌면 고3수험생보다 더 치열하게 준비했어요.  
어쩌다 '이렇게 공부해서 달라질게 있을까?'라는 회의도 찾아왔지만 일단 시험이란게 코앞에 닥치면 '일단 합격하고 보자'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더군요. 또 합격했을 때의 만족감도 생각보다 컸구요.
시험이 후반에 이르자 '이런 체험과정을 책으로 써 보는게 어떨까'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어서 막바지에는 더욱 열심히 공부를 했어요. 
 
Q. 단기간에 여러 개의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던 공부 비법이 있으면 아줌마들에게 좀 알려주세요.   

A. 특별한 공부 방법은 없고, 광고에서 그러던가요? 그냥 열심히 한는거죠.. 호호 저는 초저녁 잠이 많아 보통 저녁 10시면 잠자리에 들어서 새벽 5시에 일어나요. 
공부를 하려고 마음을 먹은 다음부터는 새벽 4시로 앞당겼어요. 
절대 잠을 줄일 수 없는 체질이기 때문에 저녁에 푹 자는 대신 새벽에 공부를 했죠.  책상에는 늘 수험서를 펼쳐놓았어요. 책상 앞에 앉으면 바로 책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였는데, 책을 찾고 펼치는 데 드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데다 공부를 해야 된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주지시키기 위해서요. 공부는 주방의 식탁 위에서, 아들과 딸의 책상을 오가며 했구요.
 


Q. 사실 한 가정의 주부이면서 직장까지 다니시고 자격증 준비하시기가 힘드셨을 거 같거든요. 힘든 점은 없으셨어요?
 

A. 가장 처음 힘들었던 것은 나 자신을 추스리는 거였어요. 항상 바쁜 생활 속에서 공부할 시간을 만든다는 것도 그랬고 무엇보다도 시험공부를 하기위한 마음가짐으로 변화해야 된다는 것이 힘들었어요. 하지만 인생의 막바지(?)에서 한번 꽃피워보고 싶은 욕구로 스스로를 다잡아갔어요.  또 직장생활을 하는 주부로서 학원까지 다닌다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처음에는 의욕만 있었지 자신감은 많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남편이 적극적으로 해 보라고 권유해 주었고 아이들도 엄마의 공부하는 모습을 싫어하지 않았으니까 할 수 있었어요. 중간중간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때 남편은 오히려 끝까지 이루도록 채찍도 아끼지 않았기에 오늘이 있었어요, 아이들도 엄마가 힘들어 하면 설거지, 청소 심지어 시장보기 등을 마다하지 않고 해 주었어요. 무엇보다도 시어머니께서 가사에 대한 도움도 많이 주셨지요. 어머님이 집에 계시니까 든든한 마음에 학교에1-2시간 더 남아 공부도 할수 있었구요. 다행히 시어머니는 싫은 내색 한 번 안하셨거든요. 가족 모두에게 너무 고마워요. 

 
Q. 컴퓨터를 공부하고 나서 변화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컴퓨터 자격증시험에 하나씩 합격을 하면서 자신감이 더 생겼어요.
아직도 뭔가 할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요. 그리고 주위에서도 기사자격증을 혼자서 독학으로 취득했다는 말을 듣고 '우리 학교에 이런 선생님이계시다.'라고 자랑했다는 말씀을 듣고 제가 타인의 긍지가 되었다는 사실이 참 뿌듯했어요.  
 
작년 시험이 끝나고 책을 써서 올 봄에 책이 출간되어 나오고 나서 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저는 거의2-30번정도의 인터뷰를 했어요. 각종 일간 신문과 여성잡지 그리고 많은 컴퓨터 잡지, 심지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들이 만드는 '밥'이라는 신문에까지 제 소식이 실렸어요.  그리고 지금은 자격증 따기에 대한 얘기를 '정보화21'이라는 격주 신문에 연재로 올리기도 해요. 이런 일들이 계기가 되어서 아줌마사이트에 왕아줌마로 뽑히는 영광도 안게 되었지요. 그리고 sbs 8시 뉴스에도 테마기획으로 해서 거의4-5분가량 제 소식이 기사화되어 나가기도 했어요.
전국에서 주부님들과 40대가량의 선생님들이 직접 전화를 주셔서 
격려도 해주시고 또 공부하는 비결을 물어오기도 했어요. 
 
그런데 그런 것보다도 더 흐뭇한 것은 우리 또래들이 그냥 가슴속에 
묻혀두고 있었던 '꿈'에 대한 열정을 제가 다시 흔들어 주었다는 점
이었어요.그리고 우리 아이들도 컴퓨터 게임을 밥 먹는 것보다 더 
좋아하는데 엄마가 신문과 TV등에 나오는 것을 보고 컴퓨터 자격증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작년 겨울부터
워드프로세서와 컴퓨터활용능력 시험에 응시하고있어요
 
학교 학생들에게 제가 컴퓨터교사로서 부각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그래서 요즘은 정규 수업외에 방과후 특기활동시간에 컴퓨터를 가르치고 있어요.
 
 
 
Q. 그럼 컴퓨터 자격증 취득 체험 수기에 관한 책을 출간하시게 된 계기는 어떤 것이 있나요?  
 

A. 사람들이 컴퓨터 자격증공부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거 힘들텐데' 하는 말과 스스로 '이거 힘들어서 안 될 거야'라는 말에 용기를 잃고 의욕마저도 꺾어져서 하기도 전에 포기하는 경우를 많이 봤거든요. 사실 저도 컴퓨터 수험서를 보니 한 숨이 먼저 나오더라구요. 저걸 언제 다 공부하나 하구요. 그런데 공부를 해보니 요령도 생기고 또 배짱도 생겨서 혼자 알고 넘어가기 아까운 마음에 용기를 내어서 책까지 썼습니다. 제가 책에서 전해주고 싶은 요지는 '용기를 내서 한번 도전해보라'는 겁니다. 학원에 다니기 힘들면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거지요. 
 
Q. 인터넷이나 컴퓨터를 배우려는 아줌마들에게 공부방법이나 마음가짐등에 대해서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A. 처음부터 저도 자신감을 가지고 시작한 것은 아니예요. 제일 먼저 시작한 정보처리기능사 시험공부는 정말 열심히 했어요. 첫 시험이 3월28일이었는데 1월부터 공부를 시작했어요 거의 3달을 공부해서 첫 시험을 치렀어요. 그런데 시험을 치르고 나니 해냈다는 뿌듯함도 있었지만 허탈감도 같이 찾아왔어요. 공부한 것에 비하면 시험이 생각보다 쉽게 나왔거든요. 이 때 공부한 것이 아까워서 더 상위의 시험에 도전하기로 결심했었어요. 그런데 이 때 시험공부를 착실히 했던 것이 5개시험을 치루는 밑거름이 되었어요. 시험들의 내용이 거의 중복이 되니까 그 다음부터는 시험공부를 하는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었고 어떤 시험은 1주일정도 준비해서 보기도 했어요. 시험을 치르면서 느낀건데 컴퓨터자격증시험을 너무 어렵게들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일단 준비해서 시험을 치러보면 그 벽이 높게만 생각되지 않는다는 것을 체험했거든요. 아줌마들도 자격증 시험에 대한 심적 부담감을 없애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나름대로 정리한 몇가지 수칙이 있어요.. 한번 해 보세요…
 
      1. 일단 컴퓨터 앞에 앉자.
      2. 인터넷은 쉽다. 부담 없애자.
      3. 하루에 한곳씩 추천사이트를 찾아간다.
      4. 우리말도 쓸 수 있다. 영어 겁내지 말자.
      5. 관심분야 한우물로 시작하자.
      6. 인터넷은 '배우기'가 아니라 '즐기기'다.
      7. 좋은 컴퓨터 장비 갖추기에 인색하지 말라


Q. 개인적으로 바라시는 점이나 계획하고 계신 일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컴퓨터를 잘 한 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생각입니다. 
갖춰진 자격증에 어울리게 실력도 알차게 겸비하고 싶어서 꾸준히 공부해야 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컴퓨터 자격증공부도 더 하고 싶어요. 할 수 있다면 MCP등의 미국 자격증에도 도전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실력을 갖추고 그것을 바탕으로 능력을 펼치고 싶다는 소망을 갖고 있습니다.
 

 

말로는 자격증 준비과정이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고 하지만 5개의 자격증을 따기 위해 7개월간 열심히 땀을 흘리며 준비했을 서은희 아줌마가 너무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그동안 우리는 시간이 없다거나 혹은 돈이 없다는핑계로 자기 계발하는데 너무 게을리 하지 않았나요?자, 여러분 지금도 늦지 않았어요. 용기를 가지고 무엇이든 도전해 보세요.. 
  
  
지금 이순간도 또 뭔가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있는 수많은 아줌마들을 위하여

대한민국 아줌마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