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2일,목요일-비 오는 저녁 당신과의 추억을…비가 내렸고, 한옥을 개조한 양식당에서 와인을 마셨다. 잔을 따라 미끄러지는 레드 와인이 마치 빗물 같았다. 누군가가 와인을 ‘신(神)의 물방울’이라 불렀던 건 와인이 자연을 머금고 있기 때문 아닐까. 포도밭에 내리쬐는 햇살, 오랜 세월의 숙성, ‘안단테(느리게)’ 속도로 흐르는 여운…. 한국 사람이라면 비오는날 당연 걸쭉한 막걸리와 노릇노릇 부쳐내 손으로 죽죽 찢어먹는 부침개가 떠오르기 마련. 하지만 오늘만큼은 고즈넉하게 비 오는 저녁 당신과의 추억을 홀짝여보자.